어제 아침에 나간 하숙생이 오늘 아침에 들어오신다

2011. 5. 25. 05:19★ 부부이야기

 

 

 

보통의 대한민국의 아내라면 남편이 술을 마시고 새벽 5시나 6시가 넘어서 귀가를 한다면,

그것도 여자가 나오는 술집을 다녀왔거나, 전화통화를 했을 때, 여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실만으로도 부부싸움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아이들과 있을 때보다 더 경쾌하고 기분 좋아 보이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남편의 목소리가 슬프기도 한다.

이제는 새벽 서너시가 되도록 들어오지 않아도, 언제 들어올건지를 묻는 전화도 하지않는 좋은 아내(?)가 되었다.

새벽5시즘에 전화 해서 언제나 들어올건지 물을 뿐, 씁쓸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전화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도 냉랭한게 굴지도 않으며, 여느 아침과 같은 날을 맞으며 평범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다.

딸과 함께 남편을 위해 사 준 양복바지 두 벌과, 여름 티셔츠 세 벌과, 구두나 혁띠가 쫌 아깝다는 생각을 해보며,

양파즙으로는 부족할 듯 싶어서, 없는 형편에 보약 한 재를 지어 준 것에 대해 조금은 후회를 하는 유치한 아내가 될 뿐이다.

 

 

 

 

 

집착은 내려 놓았으되, 이런 남편과의 반복된 일상에이 기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작은 방에 잠들어 있는 두 딸들의 얼굴을 보고 돌아와서 이렇게 글을 올리는 나도 참 한심하다는

반복된 생각을 하면서, 어제 다녀온 큰 아이의 공개수업의 관련 글을 정리해서 임시보관을 해본다.

 

 

오늘 아침이 오면, 주말만 제외하고 듣는 파워포인트 수업을 들으러 갈까?

아님 종합병원의 머리 MRI 촬영을 하러 서울 강남까지 가는 동생과 동행을 할까를 잠깐 고민해본다.

오늘은 아침 6시가 넘어야지만 집에 들어올 것 같은 하숙생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를 짧게 고민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