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5. 06:00ㆍ★ 아이들 이야기
또래에 비해 작은아이는 키가 아주 작은편이다.
반에서 키 번호가 2번이라고 한다.
하지만 체구가 작은 아이는 큰 아이의 소심한 성격에 비하면 훨씬 야무지고 자기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할 줄 안다.
1,2년전즘에 , 남편의 지인분이 아직도 어린애티가 많이 나는 작은 아이가 귀엽다고
아저씨 얼굴에 뽀뽀를 해달라는 농담 같은 말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싫어요!!" 라고 하도 당차게 대답을 해서, 별 생각 없이 말씀하신 그 분을 몹시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다.
(그 분은 장성한 아들만 둘 있는 50대분이라 단지 귀엽고 이쁘다고... 그 분은 아직 시대적인 분위기를 좀 모르셨던것 같다)
이 곳으로 이사오기전까지는 1년정도를 영어학원을 다니던 작은아이였다.
영어동화책 외우는 것도 열심이었고, 영어 단어 공부도 무척이나 열심히 하던 작은아이다.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나면, 매일 책상에 앉아서 영어든
사회든 수학이고간에 무슨 공부든지 열심히 하는 초등학교 5학년이다.
엄마면서도 나는 그런 작은 아이가 신기하다. 누굴 닮아서 공부 하는것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작은아이에게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던 엄마였다.
공부 하는 것에 비하면 성적이 아주 우수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열심히, 꾸준히 하려는 작은아이가 기특하다.
다만 너무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지 스스로 실망하게 될까봐서 걱정이 될 뿐이다.
피아노도 배우고 싶다고 하고, 영어학원도 다니고 싶고, 주산도 배우고 싶어하고, 공부방도 다니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경제적인 이유로 영어학원만 석달전부터 보내주고 있다.
엄마인 나는 작은아이가 공부보다는 태권도나 검도 같은 운동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영어동화책을 제일 먼저 외우는 학생에게 영어 학원에서, 초코파이 한 박스를 상으로 주고 있는데
작은아이는 그 초코파이를 벌써 3번이나 받았는데, 지난 주에 학원 선생님이 깜박 잊고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걸 선생님에게 말해서 받아온 작은아이는, 엄마 아빠는 물론 언니에게 초코파이 인심을 썼다.
물론 작은 아이가 요즘 초등5학년으로서 영어를 잘 하는 아이는 절대로 아니다.
일요일에도 일어나면 제일 먼저 책상에 앉아서 문제집을 풀거나 동화책을 읽는다.
쉬도 때도 없이 습관적으로 문제집을 풀면서 공부를 한다. 되려 그런 작은아이에게 엄마인 나는 말한다.
"혜미야, 일요일에는 공부 안해도 되잖아.. 오늘은 엄마랑 놀자~.."
선생님이 되든, 빵을 만드는 파티쉐프가 되든 간에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해둬야 나중에 자기가 편하다는
말을 하는 작은아이를 보면, 나와 남편을 전혀 닮지 않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좀 부담이 되기도 한다.
재벌이 되서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작은아이, 그 아이의 엄마로서 나는 너무 게으르고 부족하다.
한 부모 가정으로 산지 이제 12년이 되어가고 있는 막내동생이 내 가까이에 살고 있다.
내 작은아이와 동갑이고 올해 같은 반이 된 동생의 아들내미를 챙기라는 나의 부탁에
"엄마, **이도 지가 알아서 잘하고 있거든.." 라는 말을 하던 작은아이였다.
얼마전에 그런 조카가 같은 반, 친구에게 상처되는 말을 들었나 보다.
"너는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아빠도 없잖아, 그래서 엄마랑만 살잖아..."
그 친구 말에, 남자아이인 조카가 눈물을 흘리고 울었다는 애길, 전해들은 혜미가
그 말을 한 남자아이에게 쫓아가서 한 마디 해줬단다.
"야, 이 개념 없는 놈아, 한 번만 그런 말을 **한테 하면 가만 안둬.. 넌 개념이라는 것도 없냐?"
혜미의 따지는 말에, 조카에게 그 말을 했던 남자애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지,,,
" 이거, 내가 괜히 **한테 미안해지는 걸~" 하면서 조카에게 가서 사과를 했다고 한다.
그 애길, 조카는 내게 전해주면서
" 이모, 나도 혜미처럼 되고 싶어요... 혜미를 닮고 싶어요.."라는 말을 했었다.
그 날, 혜미가 그 날 내게 물었다.
"엄마, 내가 그 친구에게 개념없는 놈이라고 말한 게 의미가 맞긴 맞는거야?"
라고 하면서 인터넷으로 "개념" 이라는 단어를 스스로 찾아보기도 했다.
아울러 그런 말을 할 때도 "놈"자가 들어가는 말은 사용하지 않기로 내게 약속을 했다.
그렇게 작은아이는 소심하고 조용한 큰 아이와는 참 많은 면에서 다름을 자주 느낀다.
그런 혜미를 보면서 큰 아이 보미가 자주 그런 말을 한다.
"엄마, 혜미는 정말로 독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 라고..............
그런 부분에서 나는 작은아이의 그런 작은 욕심들과 독한 구석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란다.
나와 남편에게는 없는 그런 독한 마음과 그리고 끈기를 갖고 있는 작은아이가 때때로 고맙게 느껴진다.
앞으로 어떤 아이로 커갈런지 모르겠지만 작은아이의 그런 좋은 면을 키워 줄수 있는
개념 있는고 좀 야무진 그런 엄마가 되도록 내가 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개념- 어떤 사물 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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