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8. 06:00ㆍ★ 아이들 이야기
중2인 큰 아이, 수학학원을 보내고 있다.
작년부터 수학을 어려워하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내려가더니 급기야는 손을 놓고 싶어했다.
그 전에도 학원을 보내다 말다 했지만 수학에 영~ 흥미를 느끼진 못하는 것 같았고 성적도 오르락 내리락 했었다.
큰 아이는 학원을 보내고 안 보내고에 따라서 성적에 차이가 있었다. 자기주도 학습이 안되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은 좋은 수학학원 선생을 만나 수학을 좋아하게 되었고, 성적에도 장족의 발전이 있어서 경시대회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초5학년인 작은아이, 수학학원과 1주일에 1시간 30분의 논술학원을 보내고 있다.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부 하는 습관이 밴 작은아이는, 스스로 공부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큰 아이의 비해 자기 스스로 공부하려는 열정이 있는 아이라서 성적에도 기복이 없는편이다.
초등학교 성적은 노력하는 것에 비해서는 큰 아이가 더 좋았지만, 작은아이는 노력하는 자세가 배여있다.
피아노와 영어학원도 다니고 싶어 하지만, 우리 경제사정상 그건 어렵기 때문에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집 한 달, 가계부 지출 중 두 아이의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총금액은 41만원이다.
학원비외에도 두 아이의 수학여행경비, 학교 생활복나 현장학습비, 핸드폰비
그리고 해마다 크는 두 아이의 옷값도 있으니 아이들에게 지출되는 부분이 상당하다.
내가 교육관이 확고한 엄마여서 아이들을 학원 한 곳만 보내는 게 아니다.
우리 부부 능력이 학원 한 곳만 보낼 수 밖에 없어서 41만원만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두 명을 둔 어느 집, 사교육비로만 한 달동안 200만원 가깝게 지출되고 있다.
영어학원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는 것도 2년전, 이 지역으로 이사와서 알게 되었다.
이런 사교육비 지출 없이도 내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이 잘 되어 있어서, 알아서들 공부를 잘해주면 좋겠지만,
다수의 아이들은 요즘엔 투자한만큼 성적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는게 현실이다.
사교육 없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의 이야기는 전체 아이들의 10% 내외의 이야기일 뿐, 와 닿치가 않는다.
한 달에 200만원정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그 부모들이 노후 준비는 안해 놓은 것도 아니다.
이미 65세부터 매달 300만원 넘는 연금이 나오게 되어 있고, 현재 살고 있는 집도 6억대가 넘고
갚아야 할 대출금도 전혀 없으며 부모 모두, 최소한 60세까지는 다닐 수 있는 직장도 있다.
부모에게 물려 받은 유산도 없이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 모든 것을 이룬 부부다.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이런 부모가 자기 아이가 목표한 꿈을 위해 부족한 공부를 시켜달라고 해서 사교육을 시키는 것도 잘못된 것일까?
부모 능력이 되서 아이들이 원하는 공부를 시켜주거나, 원하는 학원 보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부모의 강요의 의해 억지로 다니는 학원이거나, 공부 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공부시키는게 아니라면
부모 능력이 되서 아이들의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과연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 또한 반듯하고 성실하다.
이런 사람들을 보고 사교육을 부추긴다고 욕하는 것은 질투하는 것 밖에 안되는 것 같다.
부럽다.... 그리고 새삼 부모로서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해,
내 아이가 원하는 학원도 보내주지 못하는 내가 참 미안해진다.
사교육, 말도 많고 탈도 많치만 부모의 능력이 되서 내 아이 사교육비 시킨다는데 뭐라 하겠는가?
사교육 안하고도 좋은 성적 내는 아이들도 분명히 있지만 , 내 아이가 그런 아이로 자라주길
바란다는 것은, 요즘 같은 세상엔 부모의 욕심인 것 같다.
수업시간에만 집중해도 좋은 성적 낼 수 있고, 교과서로만 공부해도 충분히 좋은 성적 낼 수 있다는 말, 내겐 먼 애기 같다.
사교육 없이도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스스로 공부하는 틀을 만들어 준 그런 훌륭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한
내 자신이 참, 내 아이들에게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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