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3. 06:00ㆍ★ 아이들 이야기
3년전부터 남편은 딸들에게 약속을 했었다.
가족끼리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에 놀러 가자고, 지키지 못했다.
2년전에도 두 딸들에게 같은 약속을 했었다. 지키지 못했다.
부산에 남편의 친한 지인이 있다. 15년전즘에 부산으로 이사를 간 사람이다.
3년동안을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딸들에게 여러차례 한 아빠가 된 것이다.
남편에게 화를 냈었다.
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냐고,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라고~~
마음이 있다고해도 가족여행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남편은 다른 약속도 마찬가지였다.
지키기 힘들 것 같은 약속을 너무 쉽게 하는 편이다.
나는 딸들에게 지키지 못할 것 같은 약속은 애시당초 하질 않는다.
당장에 해주고 싶은 마음에 섣부른 약속을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 만나는 일이나, 친척집에 놀러 가는 약속도 쉽게 하지 않는다.
그 안에 변동사항이 생길 수 있고, 변덕스러운 내 마음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약속은 쉽게 하지 않는다.
나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나의 성향도 고려해야 하고,
내 건강 상태나 아이들의 스케줄도 생각을 하고 결정하려고 노력한다.
영화관람도 그렇고 외식도 한 번즘은 생각을 하고 약속을 한다.
그러고도 자신이 없으면 " 그 날 봐서 엄마가 결정할께.. 지금은 확실한 약속은 못해."
라는 단서를 꼭 부쳐서 "약속"의 의미를 두리뭉실하게 정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쉽게, 기분 내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
특히 사소한 약속을 더 지키려고 애쓴다.
서점에 문제집을 사러 가기로 약속한날, 눈,비가 내려서 다음에 가지 뭐....
라는 식의 엄마는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약속은 지켜야하는거고,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거다.
라는 사고방식을 딸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약속했던 시험점수보다 10점 낮게 나왔을때는 화를 내지 않는 엄마다.
하지만 친구와 1시에 약속했는데 단장하르랴 1시에 집을 나서는
딸에게는 화를 내는 엄마다.
성적좋은 학생보다 지각 안하고 숙제는 꼭 해가는 학생이 되길 바라는 엄마다.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엄마이기 보다는,
한 두번 지각 하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는 아이가 되지 않길 바라는 엄마다.
딸들에게 잔소리를 안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
죽어도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을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나는 남편에게 바란다.
딸들과의 약속을 조금만 신중하게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다고~
"보미, 혜미야 이번 주말에 아빠랑 부산 놀러가자. "
"보미, 혜미야 다음 주엔 아빠랑 옷 사러 동대문 갈거니까 다른 약속하지마!"
"보미, 혜미야 아빠가 용돈 줄거니까 아빠 갈 때까지 기다려.."
약속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약속을 하는 아빠가 되었으면 한다.
약속은 했으면 지켜야 하는거다.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처음부터 약속을 하면 안된다.
특히 부모가 자식과 한 약속은....
약속을 어기는 일이 많아지면 아빠 나름대로의 사정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아빠를 좋아하는 딸들이지만
아빠의 약속은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이고 아빠 말을 우습게 아는 딸들이 될 것이다.
아빠는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이미 남편은 두 딸들에게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여러차례 들었다.
신뢰라는 것은 하루 이틀, 한 달 두달 사이에 생기는 게 아니다.
그건 나보다 사회생활을 오래한 남편이 더 잘 알 것이다.
딸들을 사랑하는 남편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하지만 번번히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아빠를,
딸들은 어느날 부턴가는 전혀 믿지 않게 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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