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23. 19:24ㆍ★ 나와 세상
울 엄마, 전화해서 그러신다.
"보형아, 요즘엔 글 안 쓰냐?"
"뭔 글?"
"뭔 글은 뭔 글. 맨날 니가 컴퓨터에다 쓰는 글말이다..
너 언제 글써서 드라마에 나오냐?"
앞서가도 너무 앞서가는 울 엄마.....
글쓰는 거 배워서, 나도 10년즘 뒤에 드라마 써보고 싶다는 말을
지난 달에 했던 전화통화에서 한 번 했을 뿐인데.....
엄마는 본인의 큰 딸이 금방 작가로 등단하기라도 하는 듯, 드라마 언제쓰냐고 하신다.
우물에서 숭늉을 찾아도 유분수지.... 엄마는 아직도 큰 딸의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신다.
본인 딸이 키크고 얼굴이 이쁘다고 착각을 해서 학창시절엔 공부만 조금만 잘하면 스튜어스가 될거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던 엄마의 꿈을 철저하게 짓밟았던 딸이 바로 나였는데,,,,,,,,
이제는 가난하고 못사는 큰 딸이 작가가 되서 엄마의 인생과
할머니의 인생이야기도 이야기로 만들어서 드라마로 제작되는 꿈같은 미래를 꿈꾸는 할머니가 되셨다.
그런 엄마는 때문에, 나는 며칠만에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언젠가는 큰 딸이 한 번은 크게 성공해서 엄마의 어깨를 쫙 펴줄 날을 기대하시는 울 엄마.
3년전 모사이트에 글써서 상금 받게 되었다는 소식에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 딸 장하다고
큰 소리로 말씀해주시던 엄마..... 가난하고 몸이 약한 딸년이지만 말 잘하고, 책 읽기를 좋아해서
언젠가는 꼭 성공하는 작가가 될거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계신다.
김서방, 회사는 요즘 어떠냐? 아픈데는 없지야?
처자식 벌어먹이르랴 고생하는 니 서방, 잘챙겨줘라... 니 같은 부실한 마누라 만난 김서방도 불쌍하다.
요즘은 다 맞벌이 하는데 니년은 몸둥이라고 있는게 비실비실해서, 직장을 다녀도 오래 못댕기니
김서방이 혼자 버르랴 얼마나 고생이냐... 잘해줘라... 김서방한테...
너도 잘 있고, 보미, 혜미도 건강하고 공부잘하고 있지야?
남편이 시댁에서 출퇴근을 해서 얼굴을 못본지 4일째, 2월 23일 토요일은 나의 결혼 16주년 기념일...
울 엄마는 이번 내 남편의 만행(?)도 전혀 모르고 계신다. 내 죽는 날까지 친정 엄마는 김서방의 비리들을 전혀 모르실 것이다.
나보고 매번 아껴쓰라고, 김서방이 고생해서 번 돈 절약하고 절대로 헛으로 쓰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하신다.
쌀은 안 떨어졌는지, 김치는 안 떨어졌는지.... 아픈데는 없는지. 맨날 전화하셔서 본인 아프고 힘든 애기는
하나도 안하시고 사위와 딸년 그리고 외손녀걱정뿐이다. 이런 울 엄마를 위해 나도 한 번즘은 성공해서 울 엄마한테 효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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