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이성친구

2013. 7. 10. 10:36★ 아이들 이야기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상위권을 유지하던 아들이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딸 못지 않게 살갑고 애교도 많던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툭~ 하면 화를 내는 퉁명스러운 아들로 변했다.

성적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방문을 걸어 잠구고 스마트폰으로 여자친구랑 카톡질만 해댄다.

착하고 공부도 잘 했던 아들이 여자친구를 사귀더니 그렇게 변해버렸다.

내년이면 고3인데 저 딴식으로 공부하다가는 서울의 4년제 대학은 커녕 경기도 인근 대학도 힘들 것 같다.

처음부터 공부를 안했던 아들이었다면, 이런 배신감이 덜 했을지도 모르겠다.

안 그랬던 아들이 그 년(여자친구)을  사귀고부터 공부에 흥미를 잃고 엄마한테  화도 자주 내고

엄마가 대화라도 할려고 지 방에 들어가면 벌컥 화를 내면서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자길 냅두라고 소리를 지른다.

자긴 다 컸으니 엄마가 잔소리 한다고 해서 자기가 변할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면서,

공부 할 때가 되면 자기가 알아서 공부해서 대학 갈 것니까 자길  제발 좀 가만 둬 달라고 한다.

 

 

잘 아는 엄마중의 한 명이 전화로 이런 하소연을 했다.

그녀의 아들은 나도 어려서부터 쭈욱 지켜봤던 아이다.

심지가 굳고 요즘 보통 남자아이들하고는 다르게 자기 신념이나 목표가 확실한 아이였다.

과외나 학습지를 하지 않고도 이제까지 쭈욱 좋은 성적을 내서 학교 선생님들도 많은 기대를 했던 학생이었다.

학원을 다닐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면서 이제까지 혼자서 공부를 했던 자기주도 학습도 습관이 되어 있는 아이였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겨서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지만 여직껏 여자애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던 남학생이었다.

대학입학전까지는 여자친구는 사귀지 않겠다던 남학생이었다.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고, 공부를 하는 틈틈히 농구로 체력도 기르던 남학생이었다.

어른인 내가 봤을 때도 나중에 뭔가 되도 될 것 같은 멋진 남자아이였다.

그런 아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애길 올초에 아이 엄마를 통해 전해 들었다.

학창시절 이성교제 무조건 반대만 하면 부모 몰래 사귈 것을 우려해서 영화표도 끊어주기도 했다고 했다.

 

그런 아들이  변한 것이다. 남자아이 엄마는 그 모든 탓을 여자친구년 때문이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내가 봐도, 남학생 말대로 엄마가 뭐라고 해서 지금 당장은 예전의 모범생 아들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았다.

기다려줘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아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쭈욱 봐온 그 애는 분명히 멋지고  괜찮은 남자로 자랄 것이다라는 확신이 드는 아이다.

지금 아들의 혼란기가 단순히 그 여자친구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는 그녀의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줬다.

 

 

 

 

 

 

중학생인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인 나도 내 아이들의 이성친구에 대한 걱정을  한다.

큰 딸이 얼마전에 어떤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았고 사귀자는 말도 들었다. 물론 그런 경우는 이전에도 여러차례 있었다.

길거리에서 남학생에게서 전화번호 알려달라는 말을 들은 적도 몇 차례 있었다.

지금 중1인 작은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때는 공식적인 남자친구가 있었던 적도 있었다.

무조건 사귀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쿨한 엄마인척 연극을 한다. 하지만 속마음은 나도 보통 엄마들이랑 같다.

 

 

부모가 이성친구를 사귀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사귀지 않을 아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엄마가 무서워서 엄마 몰래 남자친구를 사귀는 아이들이 많다는 걸 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딸 아이들 친구들중에도 그런 애들도 있다. 큰 아이도 현재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 같다. 머지 않아 내게 말할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이성친구를 사귀더라도 오래 사귀지를 않는다. 그래서 백일, 이백일을 기념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아이가 이성친구를 사귀고나서부터 성적이 떨어지거나 다른 부분에서

안 좋은면에 도드라진다고 해서 그걸, 내 자식탓이 아닌 남의 집 아이 탓으로 돌리는 모양은 못난 부모모습인 것 같다.

시대가 달라졌다는 걸 알면서도, 대부분의 요즘 아이들이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이성친구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내 아이는 그러지 않을거라는 착각을 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부모들이다.

부모가 알고 있는 내 아이의 모습이 전부일 거라는 착각, 요즘 아이들이 다 그래도 내 아이는 순진하고 착하다는 착각을

가장 많이 하고, 내 아이의 진짜 모습을 가장 모르는 사람도 바로 부모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연습부터 해야 할 것 같다.

부모인 나부터, 내 아이들이 알고 있는 엄마의 모습만 내게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성장할 수록 엄마인 나는, 고민도 많아지고 그만큼 엄마 공부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