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2013. 9. 3. 08:36★ 부부이야기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

국그릇에 밥을 말아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작은 서글픔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가끔은 밥솥에 남아 있는 찬밥 한 덩어리를 김에 싸서 김치 한 가지 반찬이랑 먹는 경우도 있다.

선 채로 혼자서 꾸역 꾸역 목구멍으로 밀어 넣듯이 밥을 먹는 경우도 있다.

 

국물 없이 밥을 먹을 때는 목이 메이기도 하다.

혼자서 허겁지겁 먹으면서 밥알을 흘리기도 하면서 먹는 밥이다.

밀려 있는 집안 일이 없는 날에도 그런 초라한 식사를 할 때면 비릿한 설움이 차오르기도 한다.

아이들과 남편이 먹는 밥상을 그렇게 차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둘러앉아 따뜻한 밥과 국이 있는 우리 가족이 함께 먹는 밥상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밥상이 아니라,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지는 밥상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일부러라도 나 혼자만의 식사를 할 때도 밥과, 국 반찬들을 단정하게 차려 놓고 먹으려고 애썼다.

일상에서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날 돌아다봐주지 않았다.

사람은 관심과 정을 먹고 산다. 그런 관심과 사랑을 내가 차린 밥상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