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8. 11:51ㆍ★ 나와 세상
마음 찾기 과목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에 다녀왔다.
마음 찾기와 마음 다루기를 공부한 분이라 그랬을까?
모니터 화면으로만 보던 교수님 표정이 편안해 보였다.
댓글로 소통 하던 조교라는 분도 마찬가지였다.
짐작했던 것보다 더 적은 인원이 참석을 했는데 되려 그게 맘이 편했다.
토론이 시작 되기 직전에, 교수님 첫 번째의 질문이 있었다.
" 서울에서 미국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이론이나 지식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했다.
다른 학우들은 비행기? 전용기나 헬기 등등 교통수단으로 대답했다.
난 잠들어서 꿈 속에서 가면 되죠.. 라는 어이없는 대답을 했다.
정답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간다!" 였다.
그렇게 그 날 토론은 시작되었다.
주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와, 가장 싫어 하는 세 가지" 였다.
첫 번째 학우는 " 사람, 배움 그리고 자연" 이라고 대답했다.
두 번째 학우는 " 자연과 세상의 모든 것, 배움, 사람들과의 만남" 이라고 했다.
나의 대답은 " 남편, 메모 그리고 두 딸" 이었다.
첫 번째 질문의 대답부터가 나는, 다른 사람들과 차이가 났다.
물론 즉흥적인 대답이긴 했다. 날 힘들게 했고 내가 가장 미워했던 남편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 때부터 교수님과 조교님, 두 학우들의 시선이 내게 집중 되었다.
싫어하는 세 가지도 나와 다른 학우들과의 대답에 차이가 있었다.
싫어하는 세 가지는 " 시어머니, 유흥문화(노래하고 춤추는걸 내게 동참할걸 요구하는 것), 그리고 신분에 따라 사람 차별하는 인간들 이였다.
이어서 쏟아지는 질문들. 왜 좋은지, 왜 싫은지 아주 구체적으로 말해 볼 것을 요구했다.
좋은 이유와 싫은 이유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서 대답하려니 말문이 막혔다.
그냥.... 그 동안 쌓인게 많아서... 부당함을 요구해서.. 거절하지 못한 내 탓이 가장 크다는 말도 했다.
결혼 18년이 됐는데도 남편을 보면 가끔 설렌다는 나를 보고 <연구대상>이라는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은 적절한거라고,
그리고 그리 싫어하는 시어머니 청을 거절하지 못한 것도,
사랑하는 남편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내 의견을 떳떳하게 말하지 못한 내가 <바보, 멍충이> 이라고 했다.
연꺼푸 바보 멍충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말이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고 큰 위로가 되었다.
2시간 30분동안 계속된 상담(?)은 시간이 넘 짧게 느껴졌다.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 속 베인 상처에 약을 바른 느낌이었다.
그러니 나도 다른 학우님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게 되고 공감할 수 있게 되고 응원하게 되었다.
아... 이래서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애길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기도 하는구나 싶었다.
늘 내가 시대에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았고, 내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나의 단점들부터 까발려서
혹시라도 내게 가질수 있는 호감의 싹을 잘라버리고 싶어했다.
열등감에 쩔어 있는 것 같았지만 그 또한 내게 존재하는 교만함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내가 바른 생활을 하는만큼 너희들도 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내게 적용해야 할 잣대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려고 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날 불편해 하고 까칠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이번 만남의 시간에서 느낀 게 많았다.
그 날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들에게 깊은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마음으로 들어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난, 내 마음 찾기와 마음 다루기를 잘 못 하고 있다.
여전히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엔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을 더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만남이 거듭된 다면, 어쩌면 내게도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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