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2015. 6. 10. 11:36★ 나와 세상

 

 

 

매사에 진지하기만 한 사람,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사람,

무슨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지만 무슨 일이든 잘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 학기에 국가장학금과 더불어 학교 장학금을 받가 위해

여느 학기보다 과제물 제출은 물론 강의를 듣고 나서 치뤄지는 퀴즈에서도 만점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토론방 참여도 더 열심히 참여하며 평소성적에까지 신경을 썼고,

기말고사 성적을 위해 머리가 빠개질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전업주부면서 등록금내는게 미안했다.한 학기 등록금13만원-국가장학금받아서)

기말고사 대체로 제출해야 했던 단편소설도 재능없는 글재주를 쥐어짜르랴 거의 폐인처럼 지냈다.

학교 장학금 선발기준이 되는 4.2 학점을 달성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었다.

학교 장학금을 받은 사람들 말이 그닥 열심히 안해도 기본적으로 4.0은 받았다는 말에 희망을 가졌다.

그 전에도 나름 열심히 했지만 3.8 이상 받기가 힘들었던 나였기에 남보다 더 열심히 해야했다.

하지만 결과는, 학점은 4.12 학교 장학금은 받을 수 없었다. 허무했다.

내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난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걸 실감했었다.

공부에 전념한 적이 없었던 내 학창시절을 처음으로 후회했었다.

 

 

 

 

 

 

래전 집에서 부업을 할 때도 그랬다.

난, 함께 부업을 하던 그녀들보다는 손재주가 없고 손도 느렸다.

그걸 알았기에 그녀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다. 그녀들이 하루에 3~4시간 해서

한 달 수입 30만원을 벌때도 나는 하루에 8~9시간을 하고도 10만원 벌기가 힘들었다.

화장실 가는 시간외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서 어지럽고 토악질을 할 때까지

부업거리에 매달리며 손재주가 없고 속도가 더딘 나를 고쳐보려 많은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늘 꼴찌였다.

 

톨게이트 수납사원 시절에도 동료들보다 항상 30분 일찍 출근하고 부스안 입실도 10분일찍

하면서 손과 셈이 느린 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랬음에도 퇴사하는 그 날까지 근무 후 마감하는 순서는 입사한지 3개월도 안되는

신입보다 일 (마감)처리하는 속도가 느렸다.

 

 

2006년 운전면허 필기시험도 남들은 시험보기 3일전부터 조금만 공부하면 된다고 했지만

난 시험2주일전부터 밤근무할 때나 시간 날때마다 문제집을 보며 열심히 공부해서 겨우 합격 할 수 있었다.

 

2011년 게임기 회사에서 닌텐도 고치는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입때부터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입사했던 사람들보다 몇 배는 노력하면서 게임기 고치는 일에 익숙해지고 싶어했다.

야근후 퇴근길에 눈알이 빠질것 같고  목의 뻣뻣함의 통증에 펑펑 울면서까지

뭐든 배우는 것에 더딘 나 자신을 원망하면서 남들이 노력하는 것에 두 세배는 더 열심히 했었다.

그럼에도 나의 실력은 늘지 않았고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나는 절망했다.

시작은 있으되 마무리를 못하고 끈기도 부족해서 흐지부지 하는 나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했었다.

열심히는 하는 것 같은데 매번 남들에게 뒤쳐지는 내 실력에 절망하면서 한탄스러워 했었다.

 

 

 

 

4월 한 달동안 교육 받았던 '가정보육교사' 수료증과 '베이비 맛사지2급' 자격증을 택배로 받았다.

취업에 대한 열망은 있다고 하면서 이력서에 기재할만한 자격증이 없는 아줌마라서 늘 기가 죽었다.

5월11일에 시작했던 컴퓨터활용 직업훈련도 지난주에 마치고 컴활2급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다.

 

실기시험만 보면 되는 ITQ와 다르게 컴활은 필기시험에 합격해야만 실기시험을 치룰 수가 있다.

필기시험에 통과하기가 힘들다는(중년이후연령층) 강사 말에 강의 초기부터 미리 조금씩

필기시험을 준비했었다. 남들보다 공부하는 머리도 떨어진다는 걸 알았기에 더 노력을 했다.

나날이 심해지는 건망증과 기억력 감퇴로 처음부터 필기시험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맘 먹은것처럼 매일 필기시험 공부를 하기는 힘들었다. 실기 연습만으로도 벅찼기 때문이었다.

 

월요일 오전에 인천 대한상공회의소까지 가서  필기시험을 봤다.

필기합격 여부는 하루만에 발표를 했다.

합격했다. 턱걸이로 합격한 듯 싶다.

예전 술꾼으로 돌아간 서방을 새벽까지 기다리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었다.

고딩인 큰 딸에게 엄마는 진짜로 공부 열심히 한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을 정도로 실기와 필기공부에 매달렸던 3주였다.

늘 남들보다 몇 배는 노력을 해야지만 겨우 남들과 비슷한 수준을 따라가는 나.

그로 인해 여러번 절망하고 우울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열등감도 많아지고 살면서 내가 잘하는 게 뭘까? 잘하는게 하나라도 있을까? 라는 생각에 자주 움츠려 들었다.

그럼에도 남들 앞에서는 내가 제일 올바른척, 당당한 척 살아간다.

도덕선생처럼 구는 것 말고 내가 내세울게 뭐가 있나?를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도덕선생처럼 살고, 성실하고 열심히만 하는 게 장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두 딸들에게 올바르게 살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내 잔소리에

책임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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