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6. 03:15ㆍ★ 나와 세상
자다 깼다. 새벽 2시 50분. 오늘도 남편이 안 들어왔다.
어제는 새벽5시가 넘은 시각에 들어왔다.
아직은 체력이 되나보다.
많이 외로운가보다. 그럴수 있지...
난 그보다는 덜 외롭고 덜 힘드니까 남 앞에서 입바른 소리도 할 수 있는거고
세상에서 가장 바른 사람처럼 살 수 있는거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의 무게를 내 어찌 갸름이나 하겠는가....
아직도 나는 남편에게 기대치를 다 버리질 못했나보다.
조금만 단정하게 살아줬으면 좋겠고, 월급은 지금의 절반만 가져다줘서(1년정도 집에만 있어도 좋겠다-진심으로)
우리 가정 경제가 힘들어져도 좋으니 보통 직장인처럼 술을 가끔만 마셨으면 좋겠다.
정말 나이 들어서까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이런 저런 헛소리를 해서
내 마음을 헤집어 놓는 말과 행동을 봐주기란 너무 힘들다.
아직까지도 남편에 대해 포기를 못하는 건 내가 외롭고 의지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남편 술에 관해 완전히 포기할 수 있는 날엔 남편에 대한 애정도 전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맘속으로 모든 걸 놓지를 못하니 한동안 잠잠하다가도 마음의 갈등이 또 생긴다.
남편도 나도 자신의 뜻대로 못 하는게 문제다.
뭐든 일이 풀리지 않는 걸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비겁함도 참 싫지만,
무슨 일이든 자신의 탓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
갈수록 나는 솔직함을 적당한 포장으로 나 자신을 감추게 된다.
블로그상에서라도 있는 그대로 쓰고 싶었는데 그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사람을 대할때도 머리를 굴려가며 말을 하게 되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를 쓰게 된다.
그럼에도 술자리에서만은 나를 싫어하거나 불편해 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거침이 없을 때가 있다.
최소한의 예의는 차리되 술 취해 망가진 사람들은 갈수록 좋게 봐지지가 않는다.
현재를 어떻게 살고 있고, 앞으로 어떤식으로 사는지가 지난날 살아온 과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의 현재만큼이나 그 사람의 과거도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을 다른 사람 앞에서는 표현하지 않게 된다.
알바를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아는 언니와 짧은 톡을 했다.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아닌 내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라고 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라고도 했다.
나를 자꾸 들여다보면서 나 자신을 내가 인정하고 보듬어주는 연습을 하라는 말도 해줬다.
글을 쓰기 싫은걸 못 쓴다고 표현하면 안된다고 했다.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답답해지기만 하는데 그 글쟁이 언니는
늘 내게 그런 말을 한다. 일단 글을 써서 자기에게 보내보라고.... 열심히 까주겠다고.....
글쓰는 기본은 갖추면 되는 거라고~~~
오늘도 새벽3시가 넘었다.
자다 깨서 남편이 안 들어온걸 확인하게 되면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다.
이런 것도 아직 내 몸이 덜 고단해서일 것이다.
먹고 사는 게 절실하면 이런 걱정을 할 여력도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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