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4. 01:35ㆍ★ 나와 세상
55,000 원을 550,000 원으로 영수증을 잘못 발행한 마트 직원의 실수를 알게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 가계부 정리를 하다가 발견했다.
결제는 현금으로 했으니 내가 손해볼 것은 없었다.
하지만 마트 직원은 하루 매출 마감을 하면서 자신이 어디에서 실수를 했는지
알아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로 인해 인사점수에도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귀찮은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바로 마트까지 도보로 가서 잘못 발행한 영수증을 점원에게 보여주고 수정할 것을 말해준다.
고마워하는 점원.... 그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나도 그런 실수를 했던 적이 있었다.
간만에 한 가족끼리의 외식, 설렁탕 3그릇 가격은 21,000 원. 체크카드로 결제했다.
남편이 마신 막걸리값이 계산되지 않은 것 같았다.
남편과 딸들은 벌써 출입구쪽까지 걸어가 있었다. 영수증을 들고 설렁탕 점원에게 묻는다.
나중에 주문한 막걸리 값이 계산되지 않은 것 같다고~
그냥 가셔도 될텐데 일부러 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점원 혹은 사장님?
그런 인사에 어색한 나, 고작 대답하는 인사가..... 아이들이 보고 있어서요.....
막걸리값 4천원은 현금으로 결제했다. 딸 들이 묻는다. 또 계산 잘못한거냐고.....
이런 일들은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다.
이렇게 사는 게 정직하게 사는걸까?
나는 정직한 사람인가? 나도 종종 거짓말을 했었고, 남을 속이는 말이나
내 마음하고 정반대인 말들을 한 적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어떤 일들이었는지 일일이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나는 정직하고 바른 사람인 척 한다.
그리고 나를 아는 다수의 사람들은 날 정직한 사람으로 생각해주고 있다.
나의 이중적이고 적당히 꾸며진 거짓에 속아주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게 거짓된 사람이라고 하면 그걸 참지 못하고 분노한다.
우리집 남자는 늘 거짓말을 한다. 지키지 못한 약속을 습관적으로 남발한다.
금주 하겠다.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약속한 것은 꼭 지키겠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남발하지 않겠다 등등...
딸 들도 거짓말을 한다. 스마트폰을 잠자기 전에 하지 않겠다.
이번 시험에서는 꼭 평균 5점을 올리고 내신성적도 올리겠다.
용돈을 아껴쓰고 용돈기입장 기록도 빠지지 않고 하겠다. 저녁 먹고 나서 꼭 설거지를 하겠다 등등....
나는,
지키지 못할 것 같은 약속은 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한다.
남편이나 딸들에 비해 약속을 남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도 약속을 하고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난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안한다고 늘 큰소리를 친다.
살면서 겉과 속이 완벽하게 정직하게 사는 건, 힘든 일이다.
'★ 나와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집 (0) | 2015.08.19 |
---|---|
핸드백 들어주는 남자 (0) | 2015.08.07 |
오늘도 새벽 3시에..... (0) | 2015.07.16 |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0) | 2015.07.10 |
노력하는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0) | 2015.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