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8. 20:06ㆍ★ 아이들 이야기
큰 아이가 수능을 봤다.
대학원서를 쓸 때 내가 한 일은 대학 원서비를 송금해 준 일뿐이었다.
수능 하루 전날도 밤 10시에 일이 끝난다는 핑계로 큰 아이가 있는 동생집에 가지 않았다.
수능 당일에도 8월부터 이산가족으로 살고 있는 큰 아이의 아침밥과 도시락은 막내동생이 챙겨주었다.
나는 수능 당일 시험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큰 아이 시험장 교문 앞에 도착을 했다.
겨울이면 늘상 뉴스에서 봤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허름한 츄리링 바지를 입은 큰 딸의 모습이 보였다. 괜히 콧날이 시끈해졌다.
뜬금 없는 감정이었다.
한 여학생이 교문을 나서면서 엉엉 울었다. 아이 엄마가 펑펑 우는 아이를 다독거리며 안아줬다.
덩달아 나도 눈물이 날 뻔 했다.
큰 아이는 다행이 수능을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수능일 전에 수시로 넣은 경기도에 위치한 한 대학에 붙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수시로 넣은 또 다른 대학 중 수능 최저 등급을 보는 대학이 한 곳이 있어서 수능을 본거다.
이미 합격한 대학 보다는 인지도 더 있는 학교인지라 수능 점수가 좋으면 새 대학에 가는 거고,
그렇지 못하면 그냥 이미 합격한 등급이 낮은 대학에 입학하게 될 것이다.
파마를 하고 염색도 할거란다.
운전 면허증도 따고 옷도 살거란다. 핸드폰도 살거고, 아이패드간 뭔가도 살거란다.
다 돈 들어가는 것만 하고 싶어한다.
수능 당일부터 친구와 아르바이트 관련해 전화통화를 했다.
12년 동안 공부한 걸 하루만에 테스트 받는다는 게 어이없다는 말도 했다.( 누가 들으면 12년 내내 공부만 한 줄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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