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중에 똑같이 할께!

2018. 4. 25. 18:08★ 아이들 이야기





친정엄마와 전화통화를 자주 한다.

파키슨병으로 인한 건망증을 병행한 치매 초기 증세가 시작된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많이 힘들어 하신다.

내가 백수일 때는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자주 거셨던 친정엄마,

3월부터 3교대 직장을 다니게 된 큰 딸이랑 전화통화 하는게 쉽지 않게 되었다.

근무가 끝나고 나면 늘 '부재중' 친정엄마 목록이 보인다.

쉬는 날이나 밤근무 하는 날엔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


힘겨움을 토로하시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드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엄마 말의 주제가  며느리인 올케언니에 대한 서운함을 이야기 하시는 경우가 있다.

처음엔 차분하게 올케 언니 입장을 이야기해드리면서 엄마 마음을 풀어드리려 한다.

나도 며느리인지라 올케언니 편을 들게 된다.

그러다가 언쟁이 되고 딸인 내가 엄마에게 큰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생긴다.


지 방에서 시험공부중이던 고3 작은 딸이 방문을 벌컥 열고 나오면서 소리를 빽~ 지른다.

"엄마, 왜 시골할머니한테 소리 질러? 나도 나중에 엄마가 지금 할머니한테 한 것처럼 소리 빽빽 저른다!!!! 그래도 되지?"

" .............................."

말문이 막힌다.



남편이 술에 취해 새벽에 들어온 날, 공부하고 겨우 잠든 고3딸을 깨운다.

짜증 난 작은 아이가 지 아빠를 보고 말한다."
"아빠, 나도 대학생 되면 아빠처럼 매일매일 술 마시고  이 시간에 들어와도 되지?
나도 대학생활 하다보면 술 마실 수 있고,  마시다 보면 아빠처럼 시간 개념이 없어져서

새벽 2,3시에 들어올 수도 있고 다음날 아침에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내 몸에도 알콜 분해 잘하는 피가 흐르고 있으니 술군이 될 것 같으니까...

꼭 아빠랑 똑같이 술 취해 들어와 자는 아빠 깨워서 지금처럼 귀찮게 해줄께!"

그래도 되지???? 기대하고 있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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