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계산

2017. 2. 8. 19:28★ 나와 세상




목돈이 지출 되었다. 큰 아이 대학 등록금을 송금했다.

이 달 중순경에 기숙사 입소 신청을 해서 합격을 하면 기숙사비도 송금해야 한다.

친정 동생 둘이가 등록금에 보태라고 각각 백만원씩을 보내줬다.

친정엄마에게서도 백만원을 받았다.

이 번엔 거절하지 않고 다 넙죽 받아서 등록금에 보탰다.


시어머님도 큰 아이 대학 들어간다고 돈을 보태주셨다.

거절 했다. 큰 시누 아들들이 대학 들어갈 때 한 푼도 안 주셨다는 걸

알고  있기에 맏이라고 나만 받을 수는 없었다.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백만원은  아빠쪽 첫 손주들(4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입학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백만원씩을 주셨기 때문에 나도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두 시누들도 각각 큰 아이에게 대학 축하금을 주었다. 그것도 받았다.

큰 시누 아들들 대학 들어갈 때 나도 챙겨줬기 때문에 받았다.

막내시누 돈은 미안했지만 아이가 아직 없으니 나중에 받은 만큼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해서 받았다.


돈 주고 받는 일에 손익을 따지는 나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주변에서 돈으로 인해 부모 형제간에 사이가 틀어지고 돈 관계가 얽혀서

사람의 진심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음을 듣고 보게 된다.

노환만 있으실 뿐 치매나 관절염도 없으시고 허리도 꼿꼿하시고 식사도 잘 하시는

외할머니를 작년 12월에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었다.

40년 넘게 외할머니를 모셔오신 큰외숙모님이 양쪽 무릎 수술을 하시게 되었고

외삼촌도 칠순이 넘은 연세에 당뇨와 고혈압에 기타등등의 지병이 있으신 관계로

98세 되신 외할머니를 더 이상 모시기가 힘들어지셨다.

작은 두 외삼촌들과 큰 딸인 내 친정엄마와 혼자 사시는 이모님도 외할머니를

모실 여건이 되지 않다고 한다.


여고동창중 한 명이 얼마전에 남편을 잃었다.

친한 친구는 아니다. 하지만 그 친구에게는 올해 고3, 고2가 되는 아들 둘이가 있다고 들었다.

남편이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심장마비로 그리 되었다고 한다.

친구를 통해 전해 들은거라 그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우리 나이에 남편이

갑작스레 그리 저 세상으로 가면 어떤 심정일까?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마음이 든다.

먼저 간 친구 남편의 대한 안타까움보다 한창 아이들에게 한창 돈이 들어갈 지금

그 친구가 두 아들들과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날들이 더 걱정 되는 건 나만 그러는걸까?



우리나라 최고대학(S대)을 졸업한 20대 후반의 청년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발령 받을 때까지 나와 같은 도서관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 하고 있다.

이것도 다행이라 생각해야 하는 대한민국 현실이 깝깝스럽다.

친구 아들도 지금 S대 졸업을 1년 앞두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해야 하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야 하나를 고민한다고 했다.

내가 근무하는 도서관 열람실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젊은 사람들 과반수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

이런 현실에서 내 큰 딸을 경기도 그저 그런 대학을 다니기 위해 4년동안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까지 꼭 대학을 보내야만 하는걸까?를 생각하게 된다.


도서관을 다니면서 알게 된 사람들과 나를 자꾸 비교하게 된다.

노후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거나 안정적인 삶을 살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 일을 하는 내 나이 또래 그녀들과,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큰

내 현실이 자동적으로 비교하게 된다. 못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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