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7. 20:24ㆍ★ 나와 세상
2016년도에 친구들과 만남을 여섯번 가졌다.(이또한 가계부에 기록해놨고 저장도 해놨다)
2017년도에는 2월에 청량리역에서 친구 둘과 만남을 가졌고,
지난 주말에는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 한 명과 고속터미널에서 만나 망원역(성산동)에서 만남을 가졌다.
여고 친구중 독신인 친구가 얼마전에 망원역에 푸드스튜디어(?)를 냈다. (전문대학 교수겸임)
이번 만남을 위해 나는 12월부터 생활비를 조금씩 모았다.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다.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실컷 수다를 떨었다.
남편이 협찬(?)해준 양주 6병을 친구들에게 한 병씩 안겨줄 수 있었다.
장소 이동도 없이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친구 사무실에서 10시간 이상을 보낼 수 있었다.
외박도 했다. <게스트 하우스>라는 곳에서 숙박까지 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남편은 늘 내게 말한다.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친구들과 자주 만나고 어울리라고.....
친구 여섯명 중에서 5명이 기혼자이다.
친구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한다.
현재 본인들에게 남편은 <수발>로 상통하는 단어이고, 결혼생활은 <의리>로 유지해간다고.
결혼20년차임에도 아주 가끔씩 남편에게 설레임을 느끼는 나는 심장병이 있는거라 말했다.
친구 모두는 남편에게 집착이나 기대, 마음을 내래 놓은지 오래 되었다고 했다.
한 모금의 알콜도 섭취하지 않는 사람은 무리 중에 나 하나였다.
과음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었음에도 나는 여고 친구들에게조차 술좀 그만 마시라는 잔소리를 했다.
그 날 만난 친구들 결혼 햇수가 다들 비슷했다. (17년에서 20년차)
직장을 다니지 않는 친구는 한 명뿐이었고, 아이들 나이고 다들 비슷한 연령이었다.
다들 나름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수 년전 친구들과의 수다 주제가 남편, 시댁, 혹은 자녀였던 것에 비해
이번 만남에서는 남편과 시댁 이야기는 뒷전이었고, 본인들의 삶과 자존감이 주 화제가 되었다.
뒤늦은 공부를 시작한 친구들이 특히 더했다.
남편의 성공을 위해 20년동안을 아이들과 내조를 했음에도 정작 남편의 성공은
남편의 성공일 뿐, 본인의 성공이 아니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는 친구 말에 우리 모두 깊이 공감했었다.
친구 1은 활자중독일 정도로 너무 많은 독서를 하면서 문화생활과 현실의 생활을 잘 병행해가고 있다.
친구 2는 작년 뒤늦은 대학 졸업을 하고 올해부터 서울 소재의 중학교에 ,성교육> 강사로 이제 막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친구 3은, 지난달에 통대를 졸업하고 사업가 남편 뒷바라지가 아닌 자신의 인생 찾기를 시작했다.
친구4는 전업주부였다가 재작년부터 소일거리 삼아 일을 시작하면서 여전히 며느리, 엄마, 아내 역할을 잘해내서 모든면에서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친구5는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로 전문학교 호텔조리학부 교수로 2월에 망원역에 <푸드 스튜디어>를 차렸다. 여전히 미혼으로 살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가 그리워지고,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대인관계 폭이 좁은 나로서는 그래서 여고때 친구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부천에서 6년을 살면서 나는 한 명의 이웃을 만들지 못했다.
지금 이 곳 남양주로 이사와서도 이웃은 물론 직장내에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살지만
그녀들과 으례적인 관계로만 마무리하며 더 이상의 친밀함에서 확실한 선을 긋는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올해는 나도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여건이 안되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다녀오고 싶다.
친구들과 만남 뒤에는 나도 며칠동안은 행복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가 있는 것 같다.
나의 어떤 부분이든 친구들은 다 받아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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