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23. 20:05ㆍ★ 나와 세상
위내시경을 하니 <위출혈을 동반한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해서 약을 복용중이다.
안과에 들러서는 <안구건조증>으로 인공눈물 처방전을 받았다.
망막에 상처가 많아 소염제를 처방 받아 먹기도 했다.
약 때문인지 간수치가 좀 높지만 일시적으로 그럴수 있다고 하고
황달도 좀 있지만 염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근래 들어 남편 얼굴색이 까매졌다.
작년 연말 건강검진에서는 지방간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높게 나오긴 했지만
염려스러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이후에도 거의 매일 음주를 했으니 모를 일이다.
일 주일에 사나흘씩 축구로 운동을 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하지만 나이 앞에서는 장사 없다는데
이제는 남편도 운동과 더불어 술을 끊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편에게 다시 오쿠에 내린 양파즙과, 사과를 쥬서기에 갈아서 한 잔씩 챙겨주고 있다.
하지만 별 소용이 없을 듯 싶다. 술을 끊지 않는 이상 얼굴색은 좋아질 것 같지가 않다.
썬스틱을 챙겨 바를 것과 팩을 해주겠다고 하면 남편은 귀찮다고 하지 않으려 한다.
피부색을 까매지고 이마와 눈가의 주름살은 나날이 깊어지고 배만 볼록하게 더 나오는 것 같다.
갱년기 증상과 아울러 호르몬 불균형으로(작년9월 산부인과 피검사에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어깨, 다리가 뭉치고 뻐근한데 그건 운동 부족에서 오는 증상이지 싶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한 가지 운동은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늘 맘만 있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다.
다리에도 힘이 없이 걷다가도 가끔은 휘청거려질 때가 있다. 요즘의 나를 보면 "마른 비만"이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쳇기를 느끼고 자다가도 새벽이 되면 속이 아프다.
밤늦게 먹고 잠이 들면 속이 더부룩하고 속도 쓰리고 아프다.
그럼에도 밤10시에 퇴근하면 배가 고파서 그냥 잠들지 못한 적이 많아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한 것 같다.
약 복용중이라 밀가루나 커피등을 못 먹으니 야간 근무중에 먹을 간식거리가 마땅한게 없다.
가끔 찐감자나 파프리카로 허기를 채우긴 하지만 그런건 요기가 되지 않는다.
병에 걸려 일찍 죽을게 두렵진 않다.
그런데 병에 걸려 돈만 많이 들고 지지리도 오래살까는 염려가 된다.
아픈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식이로든지 짐이 된다.
오래 살고 싶다는 바램은 가져 본 적이 있었던가?
둘째 동생이 언젠가 자기는 삶에 큰 미련이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왜 동생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그리고 나는 삶에 대한 애착이 어느 정도인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큰시누는 세상에 둘도 없이 똑부러지게 야무지고 다른사람과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세상 사람 누구와 싸워도 질 것 같지가 않다. 말싸움이든 몸싸움이든.
그런데 병원에만 가면 심장이 터질 정도로 두려움에 떨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건강염려증 환자다.
몸의 약간의 이상증세만 나타나도 암이지 않을까? 검사를 하기까지도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그 결과가 나오는 날 까지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걱정과 두려움을 이야기 한다.
가끔은 그런 큰 시누가 당최 이해가 되지 않고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참다 못한 내가 얼마 전엔 시누에게 이렇게 말했다.
" 아가씨, 그렇게 오래 살고 싶어요? 아가씨 이런 이야기 매번 들어주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짜증나는 일인지 몰라요? "
시누 아들들과(대학생 둘) 남편에게 하루에도 수십번씩 무섭다, 나, 암이면 어떡하냐? 아무래도 암인 것 같다...
등의 하소연을 끊임없이 하다가 짜증을 내면 올케인 내게 전화를 해서 또 불안하다 무섭다는 말을 반복하는것이다.
내게는 시어머니가 되고 큰 시누에게는 친정엄마에게도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둥......
올케인 내가 그런 쓴 소리를 해도 큰 시누는 말한다. "그렇게라도 안하면 자긴 더 불안하고 무서워서 죽을지도 모른다!"
고 말한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난다. 나중에는 내가 그런 말까지 해줬다.
내가 보기엔 아가씨는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늘 병원 검사결과는 별문제가 없다.
나도 가끔은 두렵다.
나도 시누처럼 그런 건강염려증 환자가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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