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多情)도 병이련가?

2017. 6. 9. 20:05★ 나와 세상






다정도 병이련가 - 작사: 반이월, 작곡: 이재호, 노래: 남인수


가는 세월 잡을소냐 가는 님을 막을소냐
사나이 대장부라 겉으로 말은 못해도
이 마음 괴로움을 그 님은 모르리라
별빛 아래 다짐하던 그 맹세는 어디가고
행복의 보금자리 깨어졌네 무정한 님아
아~ 야속한 사람아 무정한 사람아

가는 세월 막을소냐 가는 님을 잡을소냐
누굴 위해 바쳤던가 마디마디 멍든 상처
별빛 아래 웃고 만날 그 맹세는 날라가고
아~ 다시 못 올 님이라서 내가 웁니다


우는 내가 미욱하냐 가는 님이 야속하냐
알뜰히도 바친 사랑 갈기갈기 찢어졌네
저 달 아래 속삭이던 그 순정은 어데가고

 

내 나이 스물다섯에, 뽕짝 노래를 녹음하는 녹음실에서 1년 남짓 근무 한적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곳에서 트롯 가요들을 작곡했던 몇몇분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트롯 작곡자들이 녹음할 때 악기를 직접 연주까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업소에서 노래를 하던 무명가수가, 길거리표(리어카) 뽕짝 테이프를 녹음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다.


당시 (1994년정도)사무실 사장님이라는 분은 유명 트로가요 작사가였다.

그 때는 트로 가요를 들으면 촌스럽다고만 느꼈고, 트로트를 들으면서 흥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지금은 트로트가 좋다. 특히 개인적으로 장윤정의 노래는 다 좋다.

트로트 가사말들이 일반 가요 가사들보다 훨씬 절절하고 애틋하게 다가오는 건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별것 아닌 사진을 보고 감동을 느끼고 눈물 짓는 경우가 많아졌다.

소소한 일상에 느닷없는 감사함을 느끼다가 정말 사소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화가 나기도 한다.

친구가 한 없이 그립다고 느끼다가 어떤 순간엔 또 친구란 존재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자 하다, 불현듯 어느 순간엔 모든게 다 허무하게 느껴져서 다 놔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단순히 갱년기라서 그러는 것인지, 오십이라는 나이가 가까워지니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그러는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 것도 이뤄 놓은 게 없고, 나름 최선을 다하면서 산 것 같은데 막상 돌아보면 너무 나태하고 게으르게 산 것 같다.

3,40대에 안하던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는 버릇이 생겼다.

죽을 때까지 매사에 이렇게 허둥대고 흔들리고 혼란스러워만 할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