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7. 20:22ㆍ★ 나와 세상
엄마 전화를 받았다.
그냥 궁금해서 했다고 하셨다.
열무김치 한통을 담궈놨는데 집에 김치는 있냐고 물으셨다.
무뚝뚝한 딸, 내가 대답했다.
"엄마, 나, 열무김치 안 좋아해... 누가 먹는다고 그라고 많이 했는가?"
마늘이랑 양파를 잔뜩 캐놨다는 말씀도 하셨다. 집에 양파랑 마늘은 있냐고 물으셨다.
내가 대답했다.
"많으면 썩어서 버려, 그냥 조금씩 집앞 마트에서 사다 먹어!"
요즘 양파를 사나흘에 한 번씩 오쿠에 즙을 내서 남편을 마시게 하고 있다.
술독에 빠져 사는 남편을 모른척 할 수 없어서...
냉동실에 찧어 놓은 마늘도 떨어진지 오래다.
양파나 마늘도 누가 준다고 하면 감사히 받아할 상황이다.
엄마가 무슨 마음으로 열무김치와 마늘, 양파 이야기를 하셨는지 잘 알면서도
매정한 말로 엄마 마음을 모른척 했다.
2017. 6. 9. 토요일에...
스물 살 큰 딸에게 전화를 했다.
밥은 먹었는지, 여름 방학은 언제 하는지를 물었다.
밥은 좀 있다 친구랑 먹을거고, 방학은 기말고사가 끝나는 6월 21일 수요일에 한다고 했다.
그럼 21일에 아빠가 데리러 갈거니 기숙사 짐빼서 함께 오라고 했더니
학교앞에서 자취하는 친구집에서 며칠 지내다 주말에 오면 안되냐고 했다.
시험 끝나고 친구들과 자유로움을 며칠 더 누리고 싶다는 뜻일 것이다.
안된다고 대답하고 아빠가 데리러 간 날 오지 않으면 짐도 안 빼주고
이 달 용돈(30만원을 3회에 나눠서 준다)3회차 용돈을 송금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직은 용돈을 받는 처지인 큰 딸은 할 수 없이 알겠다고 대답을 했다.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큰 딸도 돈이 필요할 때만 전화를 했었다.
어쩌다가 내가 전화를 하면 내가 묻는 말에 짧은 대답만 했다.
내성적이고 얌전하다고 생각했던 큰 딸도 집 떠난 자유가 무척이나 좋았나보다.
돈이 필요하거나 기타 등등 뭔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연락을 하던 딸이었다.
나만큼이나 무뚝뚝한 딸이다.
2017. 6. 19. 월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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