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할까?

2017. 8. 2. 20:26★ 나와 세상



친정엘 다녀왔다.

다녀온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재방문을 했다.

고추 수확을 거든다는 핑계였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친정엄마의 계속되는 전화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친정엄마가 변하셨다.

많이 힘들고 외로우신 것 같다.

아버지의 나날이 심해지는 허리 통증과 파킨슨병의 합병증인 치매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가 감당해야 되는 몫이라는 동생 말이 틀리진 않다.

하지만 친정엄마의 마음을 알고도 모르는 척 하기엔 아직 내겐 착한딸 콤플렉스가 존재하고 있다.

토요일 새벽에 출발해 친정엄마의 기사노릇과 말벗 그리고 고추 수확하는데 두 시간 할애해 드리고 왔다.





친정 방문 전에 시댁 식구 모두와 함께 저녁 한 끼를 먹었다.

외식이었다. 계산은 우리가 했다. 시어머니 생활비 일체를 책임져주고 있는 막내시누에 대한 미안함도 작용했다.

아직도 친정 방문 전에 시댁을 다녀오는 건, 공평한 사람이라는 걸 대내적으로 보여지고 싶어서일 것이다.


시댁, 친정, 그리고 남편과 내 아이들에 관한 걱정을 늘 끌어안고 산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사람들에 관한 소문이나 평판엔 전혀 관심이 없다.

함께 근무하는 사람에 대해 좋고 싫고 그런 감정도 없다. 둔한 걸까? 관심이 없는걸까?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정치에 관한 뉴스나 정치 토크프로그램은 열심히 시청하고 있다.

예능 프로는 재미가 없고 드라마도 아침 드라마 한 편 말고는 챙겨 보는 것도 없다.

점점 내가 바보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건 왜일까?






남편은 여전히 매일 술이다.

알콜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우리 노후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를 예전보다 더 자주 생각하게 된다.


외모는 나를 닮았지만 술에 관해선 날 닮지 않은 스물 살 큰 딸은, 요즘 열심히 알바(남양주 시청 총무과)중이다.

면허학원도 등록해 필기와 코스 실기시험은 합격 했고 도로주행 시험만 남겨두고 있다.

쇼핑을 좋아하고 느긋한 성격은 대체 누굴 닮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체형은 날 닮지 않은 고2 작은 딸은 나날이 오동통한 땅꼬마 여고생으로 성장하고 있다.

나의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만 닮아서 시험기간만 되면 잠도 못 자고 변비로 고생도 한다.(물론 난 공부에는 스트레스 안받았다. 전혀 안해서)

대신 성적은 나날이 오르고 있어 서울안 대학은 너끈히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대신 까칠한 사람이 될까 걱정이 된다.


이렇듯 가족들 일외엔 내가 관심을 갖는 일이 없다.

다음 주 친구와의 1박2일 여행을 약속하고도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여행 경비 아껴서 저금을 해야 하는게 아닐까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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