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7. 19:33ㆍ★ 나와 세상
피골이 상접한 마흔 여덞살 여자가 곧 실업자가 된다.
근 1년 동안은 갱년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책도 읽고, 친구들과 여행도 다녀왔다.
실업자가 된다는 것과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늙는다는 것이 조금은 서글프다.
나이 때문에 다음 재취업이 어려워질거라는 불안함 때문인지,
아니면 일은 하기 싫은데 오로지 돈 때문에 취업을 해야 한다는 게 서글픈건지는 잘 모르겠다.
친정아빠가 또 병원에 입원하셨다. 이번엔 삼개월 정도는 병원에 계셔야 한다.
며칠 전 여고친구들과 서천 여행을 갔을 때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되었다.
자식들 말을 그리 안 들으시더니 경운기를 운전하다가 도랑이 빠져서 어깨뼈가
부러지고 얼굴도 많이 다치셨다고 한다.
허리병과 파킨슨 약까지 드시고 있는데다 이번 상해로 엄마가 더 힘들어지셨다.
파킨슨병이 진행될수록 치매증세가 조금씩 나타난다는 걸 알고 있다.
약(허리약, 파킨슨병)을 제 때 안 드시고, 기브스도 맘대로 풀어버린다고 하소연을 하신다.
친정엄마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 상황을 두려워 하고 있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매일 전화를 하신다.
아빠쪽 자식들은 이번 일에도 남의 집 불구경이다. 아빠 관련 수발은 오로지 엄마의 몫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 월차를 내서 또 친정엘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둘째와 함께 내려갈 계획인데 일정이 변경될지도 모를 일이다.
답답할 일이다.
친정엄마를 보면서 나의 70대를 상상하게 된다.
나도 훗날 자식에게 부담(정신적으로)이 되는 부모가 될까?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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