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16. 15:08ㆍ★ 나와 세상
남편에게 점점 마음이 멀어지는 것 같다. 요즘도 술자리 횟수는 줄어 들지는 않은 것 같다.
막연하게나마 남편 모르게 뭔가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밤근무가 있는 날이나 쉬는 날이면 현관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귀찮게 느껴진다.
운동은 커녕 겨우 집안일 끝내고 가계부 정리를 하거나 컴퓨터 켜고 라디오를 듣는게 나의 전부다.
밤근무가 있는 날엔 남편이 술을 마시고 몇 시에 들어왔는지 모른다.
밤샘 근무를 하고 들어오니 출근 준비하는 남편을 보고 나도 씻고 잠들기 바쁘다.
우리집 한 달 식비가 20여만원 정도 줄었다.
내가 그만큼 반찬 하는 일도 게을리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남편에게 먹일 오쿠에 양파즙 내리는 일은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걸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평일엔 회사 일 핑계로 술에 취해 들어오고, 휴일엔 건강해지려고 하는 축구 후, 그 사람들과 또 한 잔하고 들어온다.
일요일, 새벽 출근한 날 오후 2시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중, 축구 회원들과 점심 먹고 한 잔한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대리운전을 하러 와 달라는 전화였다.
새벽 출근 하는 날엔 남편의 차를 타고 출근하고 있는 나, 주고 받는 걸 정확히 하자는 차원에서
또, 대리비 아끼자는 마음으로 피곤에 쩔은 내 몸을 이끌고 술 취한 남편을 데리러 갔다.
남편과 함께 어울려 술 마시는 남정네들도 내 눈엔 **하게 보인다.
감정이 표정에서 드러났을 것이다. 그리고 이젠 그런 걸 별로 숨기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남편의 지인들 중엔 나를 불편해 하는 남정네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것에 전혀 연연해 하지 않게 된 나.....왜 그런 마누라를 부르는지 남편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날 술값도 누가 계산 했는지 뻔했다.
친구 중 누가 그랬다.
나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남편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많이 체념하고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남편이 변하길 기대하는 내가 정신을 못 차렸나보다.
살려고 남편의 노력이나 가장으로서,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은
외면하고 내 눈에 비친 남편은 그저 매일 술독에 빠져 사는 생각이라곤 하나도 없는 사람으로
보이니 이런 나의 오만함도 큰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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