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의 전쟁

2019. 1. 26. 10:02★ 부부이야기




어젯밤에 남편 대리운전을 했다. 대리비 2만원을 받았다.

출근하면서 6개월짜리 적금통장에 입금했다.


지난 주엔 남편 대리운전을 세 번이나 했다. 대리비는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친구 어머님 장례식장, 판촉자리와 친구 모임 자리를 하는 술자리였다. 남편 지갑이 헐렁해진 주일이었을 것이다.

대리비 줄 돈이 없으면 술을 퍼 마시질 말아야 하는데...장부에 적어 놓았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받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는 안한다.



돈을 좋아한다. 하지만 돈에 대해 악착 같지 못한다.

푼돈이 생겨도 꼭 저금을 한다. 그런데 목돈이 모아질 때즘이면 꼭 지출할 일이 생긴다.

시가나 친정쪽  돈관련된 일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질 못했다.


사치를 부리는 주부는 아니다. 쇼핑을 좋아하지도 아니다.(난 쇼핑30분만 하면 눈이 아프고 너무 피곤하다-건조증땜에)

사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도 별로 없다. 번 돈 중에서 내게 쓰는 돈은 병원비와 영양제 정도일 것이다.( 안 아파야 돈벌러 나갈수 있으니..)

그런데 돈을 모으질 못한다. 이유가 뭘까? 게으름과 무지함 때문인가?


작은아이 기숙사비를 송금했다. 대학입학준비금(대입 용돈)도 작은아이 통장으로 송금해줬다.

작은아이가 받은 첫 알바비 39만원중에서 10만원씩을 봉투에 담아 나와 남편에게 줬다.

기특함과 대견함만 느끼고 다음 날 바로 20만원을 작은 아이 통장으로 다시 송금해줬다.


12월에 큰 시누가 집을 사서 이사를 했다. 집들이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약간의 돈을 송금해줬다.

지난 주에 시어머님이 넘어지셔서 크게 다치셨다. 큰시누 연락을 받았다. 병원비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에 안도했다.

큰시누가 4년전에 상해보험을 들어놓은게 있다고 했다. 그런데 간병비가 벌써 백만원 돈이 나왔다고 한다. 간병비는 보험에서 안 나온다.


며칠 뒤엔 작은아이 대학 등록금을 송금해야 한다. 구정도 돌아온다. 큰 아이 등록금은 올해부터는 못 보태준다고 선포했다.

마음이 편치 않다. 두 딸도 알바를 해서 용돈을 번다. 매 달 일정금액을 두 딸들에게 용돈조로 송금해주고 있다.

한 달 뒤즘이면 작은아이도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면 나와 남편, 둘이서만 생활하게 될 것이다.


올 겨울엔 패딩이나 겨울 외투를 꼭 한 벌 장만해야지 다짐했었다. 지난 일요일에 3만원짜리 목폴라 한 벌 구입했다.

어젯밤에 여고 친구들 6명이 동탄 친구집에서 모임을 하고 숙박을 했다. 꼭 오라고 했지만 난 가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가지 않았다. 거리가 멀기도 했지만 마음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책을 읽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읽어도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월급이 입금되고 현금으로 찾아 쓴 적이 없다. 체크카드만 사용하고 나머지 돈들은 자동이체로 줄줄이 빠져 나간다.

월급이라는 게, 입금된 흔적만 남기고 소리도 없이 싸악  빠져 나간다.

남편 술자리는 줄어 들지 않았지만 월급에서 가져가는 돈은 없다. 하지만 경조사가 많다. 지난 달과 이 달 들어

남편 주변 경조사비만 기십만원이 지출되었다.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니 뭐라 하기도 그렇다.

10년 뒤의 우리 부부 모습을 상상해보게 된다. 끔찍하다.

요즘 역류성 식도염이 다시 재발해서 약을 한 달치 처방 받아 복용중이다. 마그네슘 영양제도 구입해서 먹고 있다.


언제즘이면 진짜로 이 놈의 돈 걱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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