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 20. 17:44ㆍ★ 나와 세상
시댁 식구들 핸드폰 번호를 모두 <수신거부>로 설정해 놓았다.
여고 친구들 전화번호도 <수신거부> 걸어 놓았다.
친구들은 내가 자신들의 번호를 <수신거부> 걸어 놓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다.
시어머니와 시누들은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왜, 나와 전화가 안되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남편이 어떤 이유를 대며 나의 시댁 구성원들의 전화거부(?)를 설명했는지 묻지 않았고,
남편 또한 뭐라고 답변했는지 내게 설명 하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 시어머니 생신이다. 여느 때처럼 가족들이 모여 식사 한 끼 하고 소정의 봉투를 건네게 될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엔 남편만 참석하게 될 것이다.(난 , 토, 일요일 이틀 다 근무한다-다음주말엔 이틀 쉬기로 하고 근무를 바꿨다)
남편에게 이번 어머니 생신엔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내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시댁 행사엔 참석하지 않을거라 말했다.
남편, 말리지 않는다. 맘 편할대로 하란다. 내 눈치는 보는 척 하지만 자기 하고 싶은건 다한다.
다음 달엔 시아버님 제사도 있다. 내 친정 아버지 제사도 있다.
두 딸들과 친정 식구들, 그리고 남편 전화만 <수신거부>를 걸어놓지 않았다.
매일 도서관과 집, 그리고 두 딸들 기숙사와 자취방만 오가며 지내고 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위장병을 잘 다스리고 있는 중이다.
남편은 여전히 매일 술을 마시고 있으며(집에서든 밖에서든) 열심히 축구도 하면서 지내고 있다.
책은 읽지 않는다. 넘쳐나는 책들로 출근해서 퇴근 할 때까지 정리실에 쳐박혀 일만 한다.
갱년기 증상인지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고 있으며 이유 없이 심장이 벌렁거리는 횟수가 늘었다.
때로는 웃기도 하고, 가끔은 우울해하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울증 아니냐는 우려에 "걱정안해도 된다. 이러다 말거라고, 언제는 내가 환하게 웃고 사는 사람이었냐..?"
라는 답변으로 넘어간다.
'★ 나와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 비우기 (0) | 2019.05.11 |
---|---|
고마운 친구 (0) | 2019.05.05 |
방관자가 되어간다. (0) | 2019.02.21 |
다름과 틀림 (0) | 2019.02.17 |
가족여행과 작은아이의 알바 (0) | 2019.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