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의 실체

2019. 3. 23. 16:36★ 아이들 이야기





작은아이를 기숙사까지 데려주고 왔다.

오는 길에 큰 아이 자취방에 들러 김치와 반찬 몇 가지를 두고, 청소를 해주고 왔다.


두 딸들은 남편을, 신뢰하기는 힘들지만 재미있고 좋은 아빠로 생각한다.

아빠로서는 만족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아빠 같은 남자랑은 절대로 하지 않을거라고 한다.


대학교 3학년이 되는 큰 딸이, 부학회장을 맡아 MT를 갈 때,

새로 나온 술을 박스로 제공해준 적도 있고, 나 모르게 용돈을 보내 준적도 여러번이다.

그래서 큰 딸은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단다.


스무살 넘은 딸들이 술마시는 것에 대해서도  잔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되려 딸 들과 술 마시는 날엔  흐뭇해하기까지 한다.

공부나 귀가시간, 경제관념등과 관련해서 잔소리를 한 적도 없다.

딸들에게 매를 들거나 큰소리로 야단을 친 적도 한 번도 없다. 건강하고 이쁘게만 자라라고 말하는 아빠다.

모든 악역은 엄마인 내가 맡았다. 고로  엄마는 잔소리 많은 꼰대였다.


가끔 남편과 딸 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남편이 딸 들에 대한 뒷담을 하기 시작한다.

딸 들 성격을 포함, 엄마 아빠를 대함에 있어 너무 편하게 대하는 게 아니냐,

술 마시고 늦게 다니는 것 대해 잡아야 하지 않냐, 계획적인 지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등

딸들의 단점들을 이야기를  쉬임없이 나열한다.

남편은 딸들에게 좋은 아빠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딸 들 앞에서는 지금껏 한 번도 화내거나 잔소리를 한 적이 없다.,

그리곤 뒤에서는 내게 딸 아이들의 고칠점을 지적하며 내가 제대로 훈육하길 바란다.


그렇게 내 앞에서 딸 들의 험담을 하던 남편,

딸 들을 막상 보면 늘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딸 바보 아빠로 변신를 한다.

남편은 좋은 아빠인걸까? 영악한 아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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