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3. 16:51ㆍ★ 아이들 이야기
눈은 샛별같이 반짝이고 어쩌다가 한 번 웃기라도 하는 날엔 귀여움이 가득해서 꼬옥 안아주고 싶다.
매일 보는 얼굴인데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고, 나름 멋부린다고 차려 입은 어딘가 어색한
옷차림새는 그래서 더더욱 싱그러움을 풀풀 풍긴다.
지금 저리 이쁘고 깜찍한 숙녀가 십여 년이나 십 몇년즘 후엔 어린애를 들쳐 업고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악다구니를 쓰는 가정주부의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걱정하는 건
쓸데없는 기우라고 생각하면서도 엄마인 난 그런 걱정을 하게 된다.
중고딩 시절에도 또래, 선후배 할 것 없이 남자아이들의 고백과 편지들을 귀찮아 하면서
남자애들은 다들 왜 그리도 코찔찔이처럼 유치한지 모르겠다고 코웃음을 치며 시건방이
하늘을 찌르던 여학생이 중년도 되기 전에 뚱뚱하고 거친 촌부인의 모습으로 변할런지도 모른다.
스물살이던 내 작은 딸이 구정이 지나 스물 한 살이 되었다.
자식 자랑은 팔불출이나 하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요즘 작은아이를 보면 광채 나는 젊음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어려서는 기럭지가 긴 언니에 비해 키가 작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던 아이였다.
작은아이에게서 나나 남편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야무짐을 가끔씩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모습들이 거침이 없어 간혹 버릇 없는 요즘 젊은이처럼 느껴져서 내가 잘못 키웠나 걱정될 때도 하지만,
돌아서서 생각하면 나나 남편처럼 맹탕으로 살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안도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작은딸이 당차고 시건방을 떨면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조금은 이기적으로 비쳐지더라도 자신을 위해 사는 사람으로 살길 바라며
그런 와중에도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간직할 줄 아는,
외모도 예쁘고 꾸밀줄 알고 마음도 이쁜 청춘으로 살아갈 수 있게
엄마인 내가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길 ............
내 딸로 태어나서, 내 옆에 아직까지도 나를 <엄마>라고 부르며 날 부려주는 내 이쁜 작은딸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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