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와 감기

2020. 3. 8. 18:11★ 나와 세상





며칠전(3/5)까지도 안산시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0'명이었다.

잠재된 코로나 전파자가 있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드러난 확진자는 없었다.

작은아이의 부천, 남양주 친구들이 안산은 청정지역이라면서 안산으로 놀러와야겠다는 우스갯 말까지 했다.


어제 그제 안산시청에서 발송한  긴급 문자 여러통을 받았다.

안산시에 사는 70대 노부부가 코로나 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문자였다.

노부부의 동선은 최대한 신속하게 홈페이지에 공개 하겠다는 안내문도 덧붙혔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엔 노부부의 2주일 동안의 동선을 알려주는 긴급문자를 받았다.

여러 군데를 다니시진 않았던 것 같다. 이번 코로나 19는 유독 노약자들에겐 위험할 수 있다는 보도를 들었다.

염려되는 마음에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했다.


요즘 하루하루 코로나 19 확진자들의 동선이 밝혀질 때마다 욕을 먹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인 경우엔 동선이 여러 곳인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 본인이 아픈 것 같거나

감기증상이 있으면  이런 시국에 싸돌아 다닌걸 개념이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

코로나에 걸린 것보다 동선이 밝혀져 여러 곳을 다녔을 경우 욕먹는게 겁이 날 것 같다.

매일 뉴스에서는 코로나 19 소식을 전하고 있다. 나라안이 뭔 난리가 난것 마냥.....







마스크 대란이라는데 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거나 애를 써본 기억도 없다.

매일 뉴스를 보고 기사를 읽으면서 걱정은 한다. 잠시잠깐 외출을 할 땐 장갑을 끼고

작년에 작은아이가 머리 안 감은 날, 얼굴을 가리기 위해  구입해 놓은, 1회용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집에 있는 천마스크를 하고 외출을 한다.

매일 출근을 하는 남편땜에  1매에 4천원씩 5매를 구입해 놓은 것 말고는,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노력도 별로 하지 않았다.

지난주부터는 남편 회사에서 매일직원들  마스크는 지급된다고 해서 더더욱 무관심했다.


현관문 밖으로 나가는 일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세상 일을 뉴스로만 접한다.

지난주에 버스를 타고 수원역에 있는 치과(작은아이 충치치료)를 들릴 때,

접한 바깥 풍경의 적막함과 을씨년스러움에  쓸씁한 기분을 조금 느꼈을 뿐.

온 나라가 난리가 난 것 같은 요즘 같은 분위기....... 공포, 불안함이 사람들에게서 느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듯 집안에만 며칠동안 집안에 갇혀 지내면 답답하고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지만

집순이가 체질인 나로서는 답답증 같은 건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


3월4일 수요일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른 기침과 목이 아팠다. 식은땀도 났다.

열이 나는것 같기도 하고(체온계가 없으니 정확히 알수는 없었다) ....

작년 12월 24일에 친정엄마와 동생집에서 지내면서 엄마에게 전염된 <A형 독감-신종플루>이 생각났다.

가벼운 감기몸살처럼 지나쳤지만 그 때도 5일정도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지낸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근육통과 몸살기가 살짝 있었지만 그 정도는 별거 아니라서, 크게 염려하진 않았다.

타미플루 약을 복용하고 A형 독감은 가볍게 지나갔었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 기침, 가래, 목감기에 혓바닥까지 돋자 나도 겁이 났다.

내가 마트나 외출했을  때 가족이나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켰을까봐서....

그 병을 앓을게 걱정되는게 아니라.... 내가 혹시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 내 가족, 내가 잠깐씩 들렀던

마트 직원과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가해자가 되는건가...... 라는.. 생각땜에.



새벽4시에, 031-120에 전화를 했다. 상담원이 전화를 받았다.

내 주소지 근처 보건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기침, 목감기와 열이 있는 것 같으면(코로나 증상들중)집근처 아무 병원이나 가면 안된다고 했다.

밤새 한숨도 못 잔채 아침 7시 40분즘에 집근처 보건소로 전화를 했다. 받지 않았다.

1,2분즘 뒤에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보건소로 전화 하셨냐고,

감기기운이 있어서 병원 진료를  보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시국이 이런 지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거냐고 물어봤다.

안산시에 세 곳의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병원에서만 진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혹시 모르니 외출할 때 장갑과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보건소 직원분 안내를 받고 통화를 끝냈다.

긴장 됐다.







천막으로 조립된 임시 선별진료소에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분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체온 체크를 마친 다음(36도)

A유형(기침,열, 목통증 없는 감기)이 아닌,

B유형(기침, 열, 인후통을 동반한 감기- 코로나 증상과 같은 감기)으로 분류되어

또 다른 천막으로 조립된 간이 대기실에 5분정도 기다리다 방호복 차림의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최근 1주일정도의 내 동선을 일일이 열거했다. 의사가 물어보기도 전에.... 실업자라 외국은 물론

집과 마트 말고는 들린 곳이 없었고 1주일전, 수원역에 있는 치과 한 번 들렀고

확진자가 발생한 곳 방문 한  적 없으며, 신천지 교인이 아니며, 함께 사는 동거인 남편과

아이도 아무 증상 없다고..................

목이 부었고 가래가 좀 있으며, 혓바닥이 헐은 것은 비타민이 부족해서 그런거라면서 4일치

감기약을 처방해 주었다. 자가격리 하라고 따로 당부를 하지 않았다. 다만 감기약 복용후에도

기침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그 때 폐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했다.

열흘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때 찍은 폐엑스레이에서는 정상이었다.



감기약 먹은지 하루만에 기침은 멈췄고, 목의 통증도 가라 앉았고, 혓바닥 통증도 덜했다.

약을 복용한지 나흘 째가 되는 오늘, 목이 자주 마른 증세와 약간의 몸살기 말곤 괜찮아진 듯 싶다.

보건소에 또 전화해서 문의했다.

몸살기가 살짝 있는 것, 진료 더 보고 싶으면 어찌 해야 하나고...

마스크, 장갑 꼭 하고 집근처 일반 병원 가셔도 된다고....

대신 그 동안에라도 코로나 확진자 동선과 겹치는 곳을 방문했거나 기침이나 열이 있다면

목요일에 방문한 지정 선별진료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해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좀전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한 명 더 늘었다는 긴급 문자를 또 한 통 받았다.(현재 안산시 코라나 확진자 3명)

25살의 신천지교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동선 안내 문자도 받았다.

걱정된다. 확진자도, 우리나라도..... 지금 이 사태도. 그래도 난 믿고 싶다. 믿는다.

대한민국을. 우리 국민들을....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길 바랄뿐이다.

2월에 지원하여 면접을 통과한 8개월짜리 계약직 근무도 이번 코로나 사태 때문에

3월2일 출근일이 4월1일로 연기 되었다.

정부 각처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스스로가 노력한다면

머지 않아 코로나 19 사태도 진정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