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짧은 수다

2020. 7. 7. 09:08★ 나와 세상

7월17일까지 동사무소 근무를 마치고 한달동안 무급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긴급재난기금>신청기간이 6월18일에서 8월 18일로 연장되었다.

경기도와 안산에서 지급하는 재난기금 신청기간은 원래대로 7월31일까지다.

시청 계약직인 나는 재난기금 지금으로 임시적으로 파견근무를 나온지라

다음주로 동사무소 근무를 접게 될 것이다.

95%이상 지급률을 보인 재난기금관련해서 요즘 출근해서 주업무는 미신청자들에게

재난기금 신청안하셨으니 신청하셔서 받아가시라는 안내를 전화는 하는 일이다.

 

지난주, 미수령자들에게 안내전화를 하던 도중

차분한 중년 남자분과의

"작은따님 **씨가 생활안정자금 미수령 상태라 신청해서 받으시라고

안내전화 드렸습니다. "

"....................." 잠시동안의 침묵.

"우리 ** 지금 이 세상 사람 아니예요. "(신청자 기준은 2020년 4월1일이라 4월1일까지는 생존해 있었다는)

"...............아...........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수화기 너머 느껴지는 스물 여덟살된 딸을 얼마전에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아버지의 한숨소리에 당혹스러움과 가슴이 미어졌다.

4월 1일 기준이라 직계가족이 대리 수령해도 됨을 고지해 드렸다.

"안 받을랍니다. 받고 싶지 않아요..........."

"....................."

그렇게 전화통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내려 놓으면서 바보 같은 나의 어리석은 대응방식에

괜한 죄스러움과, 자식 잃은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요양병원에 계시던 올해 백한 살이 되신 외할머니 장례를 치뤘다.

장례식장에서 늘상 들을 수 있는 울음소리도 이번엔 거의 듣지 못했던 것 같다.

입관할 때 뵌 외할머니 모습은 편안해 보이셨다.

결혼 후, 여러차례 장례를 치뤄서인지 연세드신 분들의 죽음에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친할머니 죽음과 외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내 느낌도 현저한 차이만 느꼈을뿐.

다만 외할머니의 장례로 인해 친정엄마의 우울감이 더 커지진 않을까 그게 염려될뿐.

 

 

백세시대인 요즘을 살고 있는 중년으로 근래 들어 죽음에 대한 자주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몇 살까지 일하면서 그나마 지금 이 정도의 건강이라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까?

나이 든다는 건, 달리 서글픈게 아니라 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에 가장 큰 절망감을 느끼는 듯 하다.

친정엄마에게 살가운 딸이 아닌 나는 , 대학생인 두 딸과의 대화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친정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 한다. 그리고 마음을 내래놓고 단련하는 연습을 한다.

 딸 아이가 하는 말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고, 자식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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