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29. 16:01ㆍ책,영화,전시회, 공연
문화생활이 일상이 된 친구 덕분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에 다녀왔다.
근래 들어 외출이 잦아진 나를 보고, 두 딸들이 한마디씩 했다.
"엄마가 웬일이야? " 라고 ~~
세상의 지각에 변동하던 중심심에 항상 그가 있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를 세계의 눈이라고 부른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에 붙힌 설명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개를 밝혔다.
"제발 부탁한건데 사진이 스스로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면 합니다.
그저 책상에 앉아서 보지도 않는 사실을 본 것처럼 첨삭하는일이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 사진전 관람을 위한 해설 안내방송에서 발췌-
1994년 86세의 카르티에 브레송은 한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선생의 안경선과, 선생 뒤편에 놓인 탁자선에 저절로 눈이 갑니다."
이렇듯 기하학적 쾌락은 그의 평생에 완전히 내재화되어 그는 무의식적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추구했습니다.
이론을 중시하는 가르침에 질려 당시엔 미지의 땅이나 다름 없었던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모험을 떠났는데 닥치는 대로 일하고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가며 1년이나 그 땅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풍토병을 얻어 죽음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는, 1932년 프랑스로 돌아오게 되죠.
그렇게 건강을 회복하며 머무르던 마르세유에서 촬영한 이 사진<마르세유 프라도 거리>은
막 회화(그림)를 사진으로 몸을 튼 카르티에 초기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쫓던
그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망토를 두리고 중절모를 쓴 남성이 프라도 거리에 서 있습니다.
그의 시선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으며 입에 문 담뱃대와 손에 든 우산 또한 시선을 찾는데요
잎 하나 남지 않는 나무들이 프라도 거리를 따라서 소멸되어 가운데 길을 지나가던 한 신사가
문득 뒤돌아 보던 그 순간을 카르티에 브레송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 사진전 관람을 위한 해설 안내방송에서 발췌-
공연이나 전시회에 가는게 일상인 친구 덕분에 지난 주말에도 서울 나들이를 했다.
사진이나 그림, 나는 볼 줄 모른다.
그럼에도 관람을 하다보면 꼭 한 작품이 마음에 콕 와서 박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웬지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이유 때문에 전시회 가는 것에 거부감은 없다.
앞으로도 여건이 될 때마다 이런 나들이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46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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