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 팔순

2022. 11. 23. 11:40★ 나와 세상

 

11월 3일엔 3박 4일 일정으로 두 동생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친정엘 다녀왔다.

오롯이 세 딸들과(사위들과 손자손녀들도 빼고)  시골에서 3박4일을 보낸

엄마는 흐뭇해 하셨다.

도착한 첫 날은, 도착하자마자 콩대를 털고 콩대를 묶는 작업을 했다.

엄마는 본인 팔순이 문제가 아니라, 아직 마무리 안된 밭일을 마무리 하시는 게 더 급하셨다.

 

두 번 째 날엔, 영암 장날 이었다. 아침 부터 장에 들러 수확한 검정콩 시세를 알아보시고

작년보다 싸다가, 속상해 하시면서 장에 안 파시고 다시 가져 오셨다.

그리고 올해 지은 들깨와 참깨를 들고 방앗간에 들러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오셨다.

오후엔 밭에 가서 나뭇가지가 부러지게 열린 홍시감을 땄다.

도시에서 돈 주고 사 먹어야 하는 홍시감이 시골에서는 남아 돌았다.

따지 않으면 가지에 달린채 썩어서 버리게 되는 것이다.

나와 막내는 1시간도 안되서 5자루의 홍시감을 땄다.

그럼에도 감나무에 열린 감의 2분의 1도 따지 못했다.

저녁은 동네 친지분 가족과 함께 소문난 염소탕집에서 염소탕과 수육을 먹었다.

 

세 번째 날엔 아침 일찍 친정 엄마와 함께 동네 목욕탕엘 다녀왔다.

목욕을 마치고 바나나 우유를 사 먹고 집으로 돌아와 약간의 길등을 하다

차멀미를 우려해 멀지 않는 순천만 갈대 습지를 다녀오기로 했다.

가는 도중에 별 기대 없는 들린 보성에 있는 <동트는집> 식당에서

맛있는 닭곰탕을 먹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셨던 엄마는 나와 함께 순천만 갈대 습지 입구에서

앉아서 기다리고 두 동생만 처음 와본 순천만 갈대습지 구경을 30분 정도만 하고

저녁에 친정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다.

 

 

4일째 되는 날, 아침 일찍부터 동생 차에 짐들을 실었다.

뒷트렁크에 다 안 들어가, 뒷 좌석까지 실어야 했다.

둘째가 친정 오가는 동안, 순천까지 왕복 하는 내내 혼자서 운전을 해야 했다.

내가 교대로 해도 되는 데, 보험 가입이 안되어 있다고 극구 본인 혼자서 내내 운전을 했다.

 

그리고 며칠 전, 11월 20일 일요일에

친정 식구들과 사위들과 손자 손녀들까지 모여

우리집에서 점심 한 끼를 먹었다.

엄마가 지난 주 목요일에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 오셨다.

23명정도가 모이니 우리집이 좁게 느껴졌다.

친척분 중에서는 이모 한 분만 오셨다.

동생이 잡채와 홍어무침, 굴무침, 샐러드를 준비해 왔고,

언니분이 각종 전 종류와 무쌈과 약밥을 해오셨다.

난 미역국과 밥, 갈비찜과 LA갈비를 재우고 엄마와 함께 배추를 사다 새 김치를 담궜다.

엄마 고집으로 찰밥도 새로 하고, 토란탕도 끓이고.......

남편이 거래처이기도 한 횟집에서 모듬회와 게살인가를 푸짐하게 사왔다.

떡 케이크도 작은 사이즈로 준비했다.

모든 경비 지출은 그동안 모은 회비 통장에서 해결 했다.

 

팔순 삭사를 하신 엄마는 일요일 저녁에 부천에 있는 막내 동생집으로 가셨다.

이모와 엄마를 태우고 술 마신 남편을 대신해 부천까지 내가 운전해서 모셔다 드렸다.

엄마가 어제 오늘, 전화를 없으신다.

좋은 현상이다. 이모와 그 동네에서 올1월에 사귀셨다는 동갑내기 할머니랑

심심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는 증거이다.

여튼 올해

시어머니와 친정 엄마의 팔순을 다 치뤄서 홀가분하다.

 

이젠 다음달에 있을 친정집 김장만 끝나면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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