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잠을 잤다.

2005. 4. 27. 10:49★ 나와 세상

        어젯밤에 깊은 잠을 잤다. 밤11시가 되기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골아 떨어진게 거의 몇 년만에 있는 일인지 기억도 안난다. 어제 새벽일 때문에 하루를 꼬박 잠한숨 자지못한데다가 그런 마음 고생을 하고 나서도 새벽부터 일어나 보미 소풍 김밥을 싸고 밤10시반까지 오늘 가져갈 제사음식들을 만드리랴 거의 나는 아사 직전까지 갈정도로 심한 탈수증상까지 보였다. 맘같아선 제사고 뭐고 나도 내 시누처럼 남편이랑 대판 싸웠다고 핑계대고 시댁 제사에 가고 싶지도 않고 드러눕고만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도 울 시어머니 뒤에서 날 욕할지라도 자기 딸은 그런 이유로 딸의 시댁에 만4년동안 단한번도 내려가지 않고 있으니 뭔말을 하겠는가? 라는 마음이 가져졌지만 그것은 좀 비열한것 같아서, 그리고 내 성격상 그걸 못할것 같아서 허덕대면서, 내 돌아가신 시어버님을 생각하고 애쓰면서 음식들을 만들어놓고 정말로 간만에 10시반부터 골아 떨어졌다. 10시20분에 들어온 남편 밥상차려주곤 정신없이 골아 떨어져 버렸다. 그제밤에 아니 어제 새벽에 또 토하도록 술을 마신 남편덕에 새벽3시반에 남편과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하곤 불면의 밤을 지세우고, 무진 애를 썼음에도 날카로운 나의 신경세포들 덕분에 단10분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반송장의 모습으로 어제 아침을 맞이했다. 롯데월드로 현장학습을 가는 보미는 설레이는 마음에 새벽6시에 벌써 일어나서 날 깨우며 김밥을 싸라고 보챘고, 나는 밤새 한숨도 못자면서 온갖 잡념들과 밤새 고열로 보채는 작은아이 다독거리랴 초죽음이 되었다. 아무리 늦은 귀가라도 꼭 집에와서 잠을 잤던 남편이 택시비 없다고 시댁에서 잔다고 새벽3시반에 시댁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시어머니 또한 속상해하면서도 택시비 들려서 집으로 보내라는 나의 청을 귀찮아하시면서 걷지도 못하고 토하고 있어서 집으로 돌려보낼수 없다고 하셨다. 시댁근처에서 술을 마시면 택시비가 있다쳐도 그비용 아끼는 차원에서 시댁에서 자는 일에 나는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시댁에서 나 없는 남편이 자는일을 치떨리게 싫어하는 이유가 있다. 새벽4시반이면 일어나셔서 5시반이면 일을 나가시는 시어머니에게 남편의 그런 추한 취한 모습을 보이는것도 내 자존심이 상하고(어머님 아들이지만) 그런 일 다음날엔 꼭 나에게 전화상으로 남편 흉을 딥다 보고 철없는 남편덕에 어머님이 잠을 설치시고 속이 상해서 온몸이 아프시다고... 그렇게 술쳐묵을돈 있으면 지 애미나 주지라는 말로 마무리를 꼬옥하시는 나의 시어머니의 푸념이 치가 떨리게 싫어서 남편이 시댁가서 잠을 자는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1년에 한두번 자기 아들(결혼전엔 그런 모습 무지 보셧을분이)이 술이 엉망으로 취한 모습에 그렇듯 마음 상해하시고 욕을 하시면서도 그로 인해 며느리인 내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으시다. 그래서 싫다. 어머님도 술좋아하시는 시아버님 때문에 젊은날 그렇듯 힘든 시절을 보냈으시면서도 꼬옥 남편 술취한 모습을 보시면서 그 술마실 돈 자신에게 용돈한번 주지 못하는 점만 강하게 강조하시면서, 자기 아들이 그렇게 술취한 모습, 철없는 모습이 다 이 며느리탓이라도 되는것처럼 늘 나에게 늘어지게 푸념을 늘어놓으신다. 예전엔 그럴때마다 머리 조아리며 나는 어머님에게 죄송해요라는 말을 연꺼푸 하면서 내가 죄인인양 남편의 잘못을 내가 다 뒤집어 썼다. 그랬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다 내 잘못이고, 결혼이후에도 그런식으로 술이 엉망으로 취해서 사는것 다 내탓이라고 생각했다. 남편이 시댁에서 잘못한게 있으면 그것은 다 내탓이라고 생각했다. 결혼후 얼마후에 시동생과 남편과의 심하게 다투는 웃기는 일이 있을때도 아무렇치도 않는 남편하고는 다르게 나만 발을 동동구르면서 시댁으로 한걸음에 달려가서 시동생에게 남편 대신 사과를 하고 어떻게든 형제간 사이가 벌어지는것을 막아볼려고 애를 쓰며 내가 시댁 가서 어머님과 시누들에게까지 죄인이 되어야 했다. 그렇게 나는 남편의 해결사 역할을 늘 자청하고 나섰다. 그렇게 나란 여잔 결혼이후에 일어나는 남편의 모든 실수들과 허물들은 다 내탓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전부터 원래 그랬던 남자였다해도 결혼을 하면 사람됐다는 소리를 듣게 만드는 것이 아내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시어머니에겐 그렇지 않았다. 시댁에 잘하는것은 전부다 자기 아들이 잘나서 그 아들에게 내가 꼼짝도 못하고 살아서 자기 아들이 숱한 사고들을 쳣어도 내가 시댁에 할도리 하는거라고 엄청난 착각을 하고 계셨고, 시댁에 못하거나 서운하게 있을때는 그건 전부가 며느리인 내탓이라고 생각을 하고 계셨다. 그걸 시간이 갈수록 나는 절실하게 깨달아가고 있었다. 어머님에게 내 남편은 아들이다. 자식이었다. 결혼하지 않앗다면 여전히 직장생활에서 일어나던 남편이 저지른 실수들 뒤치닥거리 어머님이 하셔야 했다. 결혼전에도 남편은 그렇게 어머님 속을 썪힌 아들이기도 했다. 나에겐 숨기고 싶어하신 어머님이셨지만 큰시누와 남편의 고해성사를 통해 나는 다 알게 되었다. 그런 아들 잘참아주고, 뒤치닥거리 잘해주면서 살아준 며느리인 나에게 어머님은 머리 조아리며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지만 그게 정상이었다. 결혼한 딸을 바로 곁에 두고 살고 계신 나의 시어머니. 그 딸이 사위 흉이라도 한마디 할라치면 세상에 쳐죽일놈을 만들어서 사위놈을 얼마나 씹어대는지.. 우리 어머님은 아들이 며느리 속썪게 하는것은 만분지 1도 안보이고, 사위가 딸 속상하게 하는것은 만배는 더 크게 보시는 분이시다. 그게 부모 마음이라는것 나도 이젠 너무 잘알고 있다. 하지만 알아도 그걸 며느리와 사위앞에선 표현하면 안되는거라고 생각한다. 아들이 그렇게 술마시고 오바이트 하는 모습을 보고 나선 속상하게 하고 욕하는것도 자기 아들에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이제까지 그런 어머님의 많은 애기들 충분히 들어드렸다. 1년 365일중에서 약간의 과장을 하면 300일을 그런 모습을 보고 사는 며느리의 고충은 안중에도 없고, 1년에 한두번 보는 술취한 아들의 모습에 그렇게 힘들어하고 술마실 돈 자신 안준다는 애기로 마무리를 하시는 시어머니, 질리도록 싫어진다. 미혼시절 자신의 아들 그런 모습 숱하게 보신분이, 그 버릇 30년 넘게 고치지 못하고 장가보내신 분이 왜 지금의 술취한 아들의 모습이 다 내탓인것처럼 나에게만 하소연을 하는지....... 또 마음속으로만 결심을 햇다. 이번에도 또 그러시면 어머님에게 한마디 꼭 하고 말리라.... 어머님이 30년넘게 그 버릇 못고쳤는데 제가 어떻게 고치겠냐고, 어머님은 1년에 그런 모습 한두번 보시지만 전 1년중에서 300일은 그런 모습 보면서 살고 있다고, 그에 따른 치다꺼리도 제가 하고 잇다고, 그리고 어머님에게 버릴수도 없는 어쩔수 없는 어머님의 자식이지만 전 아니라고, 그래서 더 힘들다고, 어머님이 속상하신것과 비교도 안되게 전 더 속상하고 미칠것 같다고 그런 말씀 이제부터는 제게 하시지 마시고 어머님 아들에게 하시라고, 왜 제가 어머님의 그런 애기를 들어야 하냐고, 이제까지도 그런 애기 들어드린것만으도 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어머님의 자식이 그러는거라고, 술마실 돈 있으면 어머니 줘야 한다고 하시는데 그런돈은 어머님 보다 저 먼저 줘야 하는게 정상이라고, 어머님은 못난 장남을 두셔서 여직도 용돈도 받아 보지 못해서 속상하고 서운한 것으로 끝나고 말지만 , 전 아니라고, 어머님 아들이 돈을 안주면 저와 우리 두아이 굶어죽는다고, 그리고 어머님이 늘 말씀하신것처럼 처자식 벌어 먹이르랴 등골 빠지는 어머님의 아들이 번돈으로 우리 가족 살고 있지 않다고, 그 돈으로 어머님 아들이 저지른 일로 진빚들 이자와 보험료 내고 나면 공과금 낼돈 밖에 안남는다고 제발, 제대로나 알고 계시라고, 처자식 벌어멱으리랴 등골 빠지는게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일 이자 내르랴 등골 빠지고 있는거라고.. 그러니 어머님 아들 돈버는 유세 그만 좀 내시라고............ 꿈속에서나 할수 있는 어머님에게 퍼붓고 싶은 내 속마음이다. 그제도 나는 또 1년짜리 보미 적금통장이 만기가 돼서 찾았다. 지금도 열심히 나는 어차피 우리빚 갚는걸로 들어갈거면서도 아주 꾸준하게 보미 이름으로 된 적금통장을 만들어서 차곡차곡 모으는 습관은 버리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1년정기 적금 만기금액은 딱 100만원이었다. 정말 금쪽같은 돈이었다. 우리 친정엄마가 그리고 내 동생들이 보미혜미에게 줬던 용돈들과 시누와 시동생이 세뱃돈이나 과자값으로 주던 그 돈을 차곡차곡 모은 아이들의 코묻은 돈이다. 그리고 가끔씩 내가 통장에서 잔액 남은 돈들을 집어넣기도 했다. 두아이 생일때마다 날짜별로 선물값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집어 넣었던 금싸래기 같은 돈이다. 어제 늦게까지 음식들은 다 만들어놔서 오늘은 과일만 사면 된다. 조금 있다가 보미 학교 청소하러 가는날이라서 학교 다녀와서 만든 음식 준비해놓으면 오후 2시쯤에 남편이 데리러 온다고 한다. 내가 만든 제사음식을 기다릴 어머님에게 지금이라도 나 안갈래 하고 드러눕고 싶지만,음식들도 전부 못가져가게 하고 싶지만, 당신 아들이 나 어젯밤에도 속썪에 햇으니 나도 어머님 딸처럼 시댁 제사 안갈래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머님하고는 여러면에서 다른 내 시어버님을 생각해서 가지 않을수가 없을것 같다. 나도 다음번부터는 시할아버지 제사때엔 때론 빠지기도 해볼까나 생각을 해보지만 난 그걸 못할 위인이라는게 그게 짜증이 난다. 어제 아파서 어린이집을 빠졌던 작은아이가 오늘은 어린이집에 가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내가 젊다는 생각은 하게 된다. 그렇듯 피터지는 어제새벽까지의 마음고생과 어제 내내 일을 햇으면서도 간만에 잔 하룻밤의 숙면으로 이리 멀쩡한걸 보면........ 내 아버님만 생각하고, 우리 애들 이뻐하는 시동생과 시누들만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댁으로 향하자 라고 맘속으로 큰소리로 외쳐본다. 역시 나는 못나게도 착하고, 너무나도 좋은 사람이다라고 혼자 자부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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