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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인지 뭔지 모를 열병을 또 심하게도 앓았다.
동네 소아과와 내과를 함께 하는 병원 의사 선생님이 새로 바뀌고
나선 약을 조제해서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고 되려
더 속이 불편해지고 손발이 덜덜 떨리는 증상이 생긴다.
하지만 나의 모든 병지 일지가 그 병원 컴퓨터에 자세하게
저장되어 있기때문에 다른 병원으로 바꾸기가 쉽지가 않다.
아이들의 소아과는 다른 병원으로 바꿨다.
새로운 부업은 밤까는 부업이나 다른 부업보다는 수입이
조금은 더 낫기는 했으나, 함께 부업을 시작한 고향선배언니의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과는 달리
나는 점점 더 지쳐갔고, 속도도 늘지가 않았다.
47.8키로그램의 체중을 유지하던 내가 드디어 45키로까지
내려가더니만 며칠전날 밤엔 먹은 약까지 토하고 쓰러질정도로
머리가 아파서 이러다 죽지 싶어서 덜컥 겁이 났었다.
힘든부업도 아니고 할수록 장수도,
속도도 늘어가는 선배언니와는 다르게
나란 여잔 체력이 뒷받침을 안해주는지 도저히 감당이 되질 않았다.
단골 약국 약사 아저씨가
보미엄만 다른 아줌마랑 비교하면 안된다면서
체력을 생각하라면서 나의 건강을 걱정해준다.
열심히 밤을 하루 6키로 까서 버는돈이 6천원,
이번 부업일은 200장을 하면 16,000원을 벌수 있었다.
하지만 첨부터 50장부터 시작했고 서서히 100장으로 늘려 갔음에도
100장을 소화하기가 점점 버거워 지더니만
급기야 이런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선배언니는 나랑 함께 시작했음에도
이젠 하룻동안 300장 정도를 소화한다.
살림도 잘하고 음식도 잘하는 그 언니, 물론 건강한 체력을 가졌다.
그언니 이 부업으로 벌써(보름도 안됐는데) 11만원을 넘게 벌엇단다.
이틀을 쉬고 다시 시작했는데 다시금 뒷골이 땡기고 토할것 같았다.
분명 위염이 많이 사그라졌다고 했는데 이건 더 괴롭다.
신뢰감이 가지 않는 새로온 의사가 한 내시경이라서
오진한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하게 된다.
난 몸이 안 좋다는 음식은 거의 먹지도 않고 가까이 하지도 않는편이다.
술 담배 커피는 전혀 먹질 않는다.
소화력이 안좋은 밀가루 식품이나 군것짓도 거의 하질 않는다.
건강해 뵈는 그 언니는 술도 밥먹으면서 소주 2병도 거뜬하고
하루에 3잔정도 커피도 마시고 자극적이고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한다.
군것질도 잘한다. 식사량은 나보다 적다.
그런데도 그 언니는 과중한 체중만 빼면 나보다 훨씬 건강하다.
부실한 내 몸둥아리를 어디에다 버리고 싶어졌다.
남편이 관두란다. 하루에 자기 용돈 안쓰고 만원씩 줄테니
부업하는것 그만두란다.
그만둔다고 했다가 엊그제부터 쉬엄쉬엄 하고는 있으나
조금이라도 뒷골 땡기고 토할것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일을 접고 있다.
아무래도 여름을 타는듯 싶다.
4일후에 큰아이가 방학식을 하면 바로 친정으로 향하기로 했다.
남편 휴가도 그날로 잡았다.
오가면 차비 생각해서 취소할까 했는데 엄마가 일부러
오늘은 전화를 일부러 거셨다. 기름 넣어줄테니(친정은 기름보일러)
갈비찜에 낙지에 짱뚱이탕에, 니그 신랑 좋아하는 보성꼬막
먹여줄테니 와서 목에 때라도 벗기고 올라가라고 하신다.
어젯밤에도 나는 밤10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이쁘게 화장을 하고
바람난 젊은 새댁처럼 말이다. 그리곤 명동까지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남편과의 데이트였다. 명동에 있는 거래처를 가는동안 차안에서의
나와의 데이트를 그렇게 했었다.
심야영화라도 한편 보자고 하는걸, 시내 여관이라도 잡을까
하는 남편보고 그 돈 나주고 집에 가서 내가 더 잘해줄께 하면서
나의 여러가지 모습중에서 가장 요염하고 음탕한 여자가 되선
내가 주워 듣고 주워 읽은 야담들의 애기들을 돌아오는 차안에서
남편에게 떠들어 주면서 애인 같은 아내의 모습이 되고자 했었다.
우리부부는 연애기간이 너무 짧아서인지 그런 야밤의
데이트가 너무 즐거웠다. 남편도 혼자가는 길에 조수석에
앉아서 평소엔 지겨운 마누라의 수다스러움에 눈물나게
즐거워하면서 깔깔댄다.
그럴때마다 나는 남편에게 확인받고 확인을 시킨다.
나처럼 여러가지 색을 가진 매력있는 마누라랑 사는것을
자긴 늘 하나님에게 감사해야 할거라고 하면서,
내 속내에 존재하는 나의 대한 많은 열등감을 씻어낸다.
나는 이렇게 지금도 내 남편이 너무 좋고 편하다. 술문제만 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