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하는 이야기들

2004. 7. 8. 20:47★ 부부이야기

    아주 열심히 술을 마시고 댕긴다는 표현을 했다.이번주말까지 다니고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는 남편은2주전부터 본격적으로 아주 성실하게(?) 술을 마시고 댕기고 있다.그런 남편에게 내가 묻는다.자긴 외롭지 않냐고? 외롭다는 생각 한적 없냐고..낼 모레면 이제 마흔인데 .... 문득문득 허전하고 외롭다는그런 생각 안드냐고... 자기 나이때쯤엔 그런 생각 든다고 하던데..자기가 자주 술을 마시는 이유, 혹시 나때문이 아닐까 하는반성을 해보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흔히들 남자가 자꾸 밖으로 도는 이유, 집에 있는 여자가맘편하게 해주지 않아서 그러는거라는 어르신들 말씀이 있던데 자기도 그런것 아닌지 모르겠다고..자기 운이 풀리지 않는 이유도 혹시 내가 재수없는 여자라서그런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했다.우리 아이들이 자기에게 주는 기쁨이 그리 작은것이냐고....내가 그리도 자기에겐 못된, 잔소리쟁이 마누라일뿐이냐고?언제부터인가 그런 생각이 자주 들고 있다고..자기의 모든 실수들과 잘못된 모든것들이 다 내탓인것만 같다는생각이 들기 시작한다고..나 같은 재수때가리 없는 여자 만나서 그런것인지도 모른다는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다른 여자 만났다면 아마도 자기일도 잘풀렸고 술마시고 새벽에다니는 행동도 어쩌면 고쳐졌을런지도 모르겠다고..내가 아마도 남자를 잘구슬리는 기술이 너무 부족한 여자인것같다고..남자, 다 여자 하기 나름이라는데 아마도 그런면에서 내가자기에게 너무 부족한 여자인것 같다고...내가 만약에 돈도 잘벌고 능력있고 아주 야무지고 성격도부드럽고 둥근 사람이었다면 아마도 자기도 아주괜찮은 남편으로 존재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고..이제까지의 모든 힘겨운 일들 모두가 자기탓이 아니라내탓인것 같다고......남편 그런 나의 말에 화를 낸다.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나 아니었으면 자긴 더 엉망으로살앗을거라고... 가끔씩은 나의 도덕군자같은 언행에 자기 자신이너무 더 한심한 인간처럼 느껴지기는 했지만늘 반듯하고 정직하게 아이들과 가정을 지켜줘서 너무 고맙다고..다른 여자 같았으면 아마도 예저녁게 도망갔거나 결단이 났을거라고... 늘 내게 미안하다고.. 자기가 무능해서 그런것이라고..모질지 못하고 독하지 못해서 그런것이라고..내 성격을 예민하고 까다롭다고 말하는 사람들,날 잘몰라서 그러는것이라고, 내성격 정말 좋은거라고..그러니까 자기랑 지금까지 살아준거라고..투덜대다가도 하루도 안지나 또 기분 좋아지고 행복하다고재잘대는 내가 얼마나 성격이 좋은여잔데 그런냐고..그리고 자긴 절대로 외롭지 않다고..이쁜 두딸들이 있고 복에 겨운 마누라도 있는 자기가 왜외롭겠냐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언젠가 나를 꼭 호강시켜주겠노라고..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는 사람은 자기라고..자기도 살아남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거라고.핑계로 들리겠지만 술을 마시다보면 말처럼 딱 술잔 놓고남보다 일찍 칼같이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쉬운게 아니라고..정말이라고.. 빽도 없고 돈도 없는 자기는 재산이라고는사람밖에 없다고... 언젠가는 자기가 뿌린만큼 거둬들일날이있을거라고.. 절대로 술마신다고 허튼짓 하거나 하지 않으니당신 남편 믿어보라고........남편과 애기를 하다보면 내가 너무 융통성이 없고 남편을숨막히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경이다.내가 이해심 없는 여자이고 남편은 그런 나에게 시달림을당하고 사는 남편처럼 느껴진다.이제는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내가 남편을 대하는 마음은 분명 사랑은 아닌것 같다.아니면 사랑의 또 다른 모습의 집착일수도 있고,아니면 나도 남편도 사랑을 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일런지도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자기 자신도 어찌 할수 없는 부분이 있는법이다.나도 늘 그리도 숱하게 결심하면서도 현실에서 실행하지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남편도 숱하게 결심은 할것이다.술을 되도록 마시지 않으려고.. 자기 나름대로는 노력은 한것일것이다.다만 남편도 결심하고도 작심3일인 경우가 많은것처럼쉽게 실천을 오랫동안 하지 못한것일뿐일것이다.그런걸 인정하고 어느정도 체념할 부분은 체념해야 할것이다.나도 알고 그 누구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다만 내가 그 끈을 놓치 못해서 남편의 술로 인한 늦은 귀가로맘고생을 자초하고 있는것일뿐이다.그래서 술이라 하면 무조건 치를 떠는 사람으로 변한것일것이다.보미가 남양주시에서 주최하는 그림사생대회에서유치부에서 국회의원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축하해주세요. 생전 첨 있는 일이고 늘 그런부분에서무심했던 엄마엿던 저엿던지라 더 기쁩니다.그리고 숫기없고 내성적인 보미가 어린이집에서는 여자아이들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있고 모든 여자아이들의 부러움의대상이라고 어린이집 원장선생님의 칭찬에,너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제가 모르는 보미의 일면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는 날이었습니다.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너무 친구들과 잘어울리고 있다는그 원장선생님의 그 말씀이 절 더 기쁘게 했습니다.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가 되기보다는 성격이 좋아서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원만한 사람으로 자라주기만을 바랬던저였기에 상을 받은것보다, 원장선생님의 보미의어린이집에서의 생활을 너무 잘한다는 말씀이 훨씬더 기뻤던 엄마였습니다.<칼럼소스들 모두 하늘빛님 카페에서 퍼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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