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밤, 아니 이른 새벽시간에 전화벨 소리에 퍼득 잠이 깬다. 한번 울리고 두번째 벨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잽싸게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작은방에 잠들어 있는 두딸들이 깰까봐서 겁이 나는 엄마의 마음이다. 차암 14년동안 익숙한 남편의 혀꼬부라진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린다. 지금 대리 불러..
건강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으되 그걸 실천에 옮기는것이 내겐 쉽지 않는 일이었다. 운동부족으로 인해 근력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 쉽게 지치는 내 체력을 키우기 위해 5일전부터 집 가까운 저수지쪽으로 아침마다 운동을 하러 가고 있다. 운동이라 하기엔 좀 부족하긴 하지만, 매일 아침마다 1시간 30..
"형수님, 많이 좀 드셔야겠어요.." " 김이사! 사모님께, 맛있는것 좀 많이 사드려! " 남편과 합석하는 자리에서 남편의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자주 들었던 말들이다. 얼마나 맘고생을 시켰으면 마누라 몰골이 저러할까 하는 동정어린 눈빛이라고나 할까 그런 애교섞인 핀잔을 들을때마다 겸연쩍하던 남..
결혼을 할때까지도 나는 김치찌게, 된장찌게 그리고 계란후라이정도의 반찬만 할줄 아는 처자였다. 동생들과 자취를 하면서 두 동생의 매일 도시락을 싸면서도 할줄 아는 반찬은 몇가지 되지 않았다. 반찬이나 기타등등의 반찬들은 친정엄마가 보내주시거나, 가까이 사시는 이모님이 챙겨주셨기에 ..
판촉때문에 전무님과 직원들이 함께 가야 하는 남편이 토요일 낮에 대리운전을 하러 와달라는 전화를 했다. 화창한 날씨와 봄기운을 느끼기 위해 작은아이 손을 잡고 버스를 타고 남편이 알려준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가게 위치를 묻기 위해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는데 그런 우와중에 길눈이..
7년전 1월의 추운 겨울날 새벽 3시경, 우리부부는 아주 치열한 부부싸움을 했었다. 매번 같은 이유인 남편의 잦은 술자리로 인한 늦어지는 귀가시간 때문이었다. 취할대로 취한 남편에게 따져봤자 소귀에 경읽기로 아무 소용 없다는것을, 이론상으로는 너무나도 잘알고 있음에도 비틀거리며 들어서는 ..
날마다 운전대를 잡는 시간이 최소한 5시간은 넘을것 같은 남편이다. 내가 면허를 여직 따지 못하고 있었다면 남편은 나에게 면허증 따라는 말은 하진 않았을것이다. 겁이 많은 내가 운전을 하는것 자체를 지금까지도 남편은 종종 기특(?)해하면서도 구박을 하고 있다. 외식을 하는 날엔 혼자서 소주 ..
<네이버뉴스에서 퍼온 사진입니다> 나도 뉴스를 매일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챙겨서 보고 있는 사람중의 한명이다. 뉴스를 접할때마다 한숨이 나기도 하고, 유독 정부나 정치에 관한 보도가 나올때는, 왜 정치하는 어르신들은 저모양일까 하는 생각을 할때가 많다. 그럼에도 돌아서선 나의 수다..
대리비로 10만원 수표로 받던 다음날, 그걸 찾기 위해 온집안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당최 어디다가 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속이 울렁거리고 뒷골이 땡기기 시작했다. 서랍장, 화장대, 장롱안의 옷들 주머니들, 책상 안, 냉장고 안까지 샅샅이 뒤졌다. ..
생활하는것은 아래를 바라보고 살고, 사람됨은 늘 위를 보면서 살어라...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친정엄마가 어릴때부터 내게 자주 해주셨던 말씀이시다.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지금은 그말을 충분히 이해하는 어른이 되었다. 월급쟁이인것은 같지만 연봉에 따라 ..
<살아생전의 할머니> 아침 일찍부터 울리는 전화벨은 십중팔구가 친정엄마의 전화일때가 대부분이다. 쌀이 떨어져 갈때가 됐는데도 전화가 오지 않으면 엄마는 그렇게 미리 전화를 하셔서, 아직도 쌀 안떨어졌냐고 물어 본다. 집에서 살림만 하는년이 밥도 안해 쳐묵는거냐고, 쌀40키로를 대체 몇..
<맞벌이를 시작하고 처음 가족여행이란것도 가볼수 있었다> 한번 잠이 드려면 최소한 1시간 이상을 뒤척거려야지만 잠들수 있었다. 시댁이라는곳에 가서 낮잠을 자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며느리였다. 술자리가 있어 새벽에 들어오는 남편이 들어오는걸 보고 나서야 잠을 이룰수 있었다. 집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