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세상(285)
-
사람이 그리운 노년기
엊그제, 예전에 일을 같이 했던 분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한 분은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여 건강과 안부를 체크하는 계약직으로, 한 분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코로나 피해보상금 지급 업무를 4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분들이다.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는 일을 하는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정엄마가 떠올랐다. 자식에게 서운한 마음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하는 노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된다. 10분이라도 더 있다 가라면서 붙잡는 독거노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정한 딸인 적이 거의 없었다. 혼자 되시고 6개월 동안만 매일 안부전화를 챙겼다. 그마저도 귀찮아하면서부터는 사나흘에 한 번, 어쩔 때는 1주일에 한 번 하는게 고작이다. 지금은 엄마가 전화를 하셔도 퉁 하니 불량한 자세로 받..
2022.06.23 -
전업주부로 지내는 것
쉰 세살 된 아줌마가 이력서를 제출 할 수 있는곳은 정해져 있었다. 청소미화일도 면접에서 불합격할 외모를 가진 나로서는 예전에 해봤던 일만 하고 싶어했다. 재작년, 모계약직 면접에서 부실해 보이는 체형때문에 면접관으로부터 받은 질문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당시 그 면접관은 내 이력서를 참고로 공공 도서관에서 편하게 도서대출 반납이나 정리등 허드렛일만 했다고 생각해서 그런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3월달에 잠깐 했던 학교 방역 면접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내게 지병이 있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으시겠냐는 질문을 했던 면접관도 있었다. 집에서 실업자로 지낸지 벌써 7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이력서를 12번 정도 제출했었고, 그나마 면접이라도 볼 수 있었던 곳도 딱 한 곳뿐이었다. 현재 집에서 한가로운..
2022.06.17 -
새벽밥
새벽4시에 아침밥상을 차린다. 남편과 식탁의자에 마주앉아 이른 아침을 먹는다. 30분 뒤에 현관에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한다. 쇼파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다 설거지를 한다. 뻑뻑한 눈에 인공눈물을 넣고 책을 폈다 바로 덮는다. 이른 시간이라 청소기는 못돌리고, 창문을 열고 빗자루로 거실과 안방을 빗자루질을 한다. 5월 10일 화요일.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한다.
2022.05.10 -
코로나 2년 2개월
코로나 19시국을 선포한지 2년 2개월이 지나고 있다. 화이자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지 한 달이 되어간다. 도서관 근무를 계약만료로 그만둔지도 4개월이 되어간다. 그 동안 열 한 번정도 여기저기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이번엔 서류전형에서 불합격을 했다. 공공기관 일자리를 비롯해, 선거관련 일자리에도 지원해봤지만 불합격이었다. 갱년기로 인한 우울함이 심해지지는 않았지만 몸의 변화는 많아졌다. 요즘 들어서는 양쪽 어깨쪽의 뻐근함과 통증이 심해졌다. 책을 읽는 것도 힘들다. 눈의 건조함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의 내용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머리숱은 적어지고 피부는 건조해지고, 체중은 똑같은데 배는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불면증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고, 아침이면 손과 발가락들이 씨큰거리기도 한다. 남편의 술자..
2022.02.18 -
계약만료와 청약당첨
도서관 근무도 다음달이면 계약만료다. 단조로운 업무였지만 예전에 했던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라 잘할수 있었다. 하루 5시간 근무였음에도 몸은 피곤했고 체중은 또 줄었다. 코로나라는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일상생활의 변화로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하지만 단조로운 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자유에 제한을 받는 이런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지 못한다 주5일 집과 도서관, 그리고 올해 시댁 1회, 친정 3회, 친구 1회 만남으로도 사람과의 만남의 부족함을 못느낀다. 좋은점도 있었다. 남편의 귀가시간이 빨라졌다는거다. 여전히 술은 거의 매일 마시지만 10시 전까지는 집에 들어온다. 갇혀 사는듯한 이런 생활에 답답해하는 남편을 보는 재미가 솔솔할 때도 있다. 덕분에 책들을 예전보다는 더 읽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책..
2021.08.26 -
2020년 11월과 12월 사이
어제 마지막 급여가 입금되었다. 8개월(실제 근무기간 182일) 계약기간이 끝나고 다시 실업자가 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실질적인 업무를 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나름, 내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체납자들이 이토록 많은지 이번 체남실태조사원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업무로 인해 실제로 대면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지막 근무를 하고 난 다음 날, 바로 친정으로 내려가 김장을 했다. 남편 회사 상황도 그리 좋지 않아 아직까지도 매주 수요일마다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중이다. 어쩌면 급여가 몇%정도는 삭감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도 하고 있다. 휴학계를 낸 큰 아이는 생전 경험하지 못한 전염병으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자격증 공부중이라..
2020.12.06 -
코로나 19와 갱년기
코로나로 경기도 및 수도권 2.5단계로 격상된지 2주일이 지나고 있다. 출근도 못하고 집에서만 지낸지 그만큼 시간이 지나고 있다. 작은아이는 재학중인 학교 행정실 딘시간 알바를 시작했다. 드라마보다 뉴스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가끔은 몸컨디션이 괜찮고, 어떤날엔 이유 없는 열감을 느끼고 식은땀이 난다. 마트와 병원외엔 외출은 거의 안하는 나와는 다르게 우리집 남자는 달랐다. 밤9시 이후 모든 업소가 문을 닫다보니 이제는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한 잔을 한다. 아니면 9시까지 마시고 들어와 집엔 10시즘 들어오기도 한다. 시간이 갈수록 그런 남편에게 무관심해지는 나를 심하게 느낀다. 큰 아이가 6월말일자로 2년 8개월동안 하던 학교앞 알바를 그만두고 퇴직금이라는 걸 받았다. 7월부터는..
2020.09.10 -
다이어트와 운동하기
밥 한 공기를 비우는 게 힘들다. 끼니때가 지나 배고픔에 급하게 먹다 보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때가 간혹 있다. 그런 날엔 어김 없이 체기 내지는 과식으로 인한 두통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나잇살이라는 게 뭔지 몰랐다. 두 해전즘부터 나도 뱃살이 잡히기 시작한다. 쭈그리고 앉을 때마다 접히는 뱃살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체중도 늘었다. 나도 언제쯤 오십 킬로가 넘을까 싶었는데 현재 52,53킬로 체중을 갖게 되었다. 반 공기만 먹어도 부대낀다. 출퇴근을 하면서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하는데 세 정거장 거리라 걸어다니고 있다. 평생을 다이어트라는 것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근래 들어서는 나도 다이어트라는 걸 해야 하나 싶다. 나이를 먹으니 먹고나면 소화가 잘 되질 않는 건지 흔히 말하는 '똥배'라는..
2020.07.10 -
집순이에서 벗어나기
코로나 때문에 콧바람을 쐬지 못해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또한 쉬는날에 큰 아이 자취방에 반찬 갖다주는 일 외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지낸다. 외출, 모임 자제를 부탁하는 안전안내문자를 자주 받는다. 답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나에 비해 주변 사람들은 장시간 외출금지로 인해 우울함과 답답증을 호소한다. 집순이인 나는 이런 시국에도 답답증은 그닥 느끼지 못하고 지낸다. 친구가 집앞까지 차를 끌고 날 태우러 왔다. 콧바람을 쐬고나서는 집앞까지 데려다 주기까지 했다. 갇혀 사는 생활로 답답증을 느끼지 못한 나를 친구들이 되려 걱정을 해준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즐거운 시간에도 난 얼른 집에 가고 싶다.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 늘 그랬던 것 같다.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 같다. 친구는 내가 여행..
2020.07.09 -
죽음에 관한 짧은 수다
7월17일까지 동사무소 근무를 마치고 한달동안 무급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청기간이 6월18일에서 8월 18일로 연장되었다. 경기도와 안산에서 지급하는 재난기금 신청기간은 원래대로 7월31일까지다. 시청 계약직인 나는 재난기금 지금으로 임시적으로 파견근무를 나온지라 다음주로 동사무소 근무를 접게 될 것이다. 95%이상 지급률을 보인 재난기금관련해서 요즘 출근해서 주업무는 미신청자들에게 재난기금 신청안하셨으니 신청하셔서 받아가시라는 안내를 전화는 하는 일이다. 지난주, 미수령자들에게 안내전화를 하던 도중 차분한 중년 남자분과의 "작은따님 **씨가 생활안정자금 미수령 상태라 신청해서 받으시라고 안내전화 드렸습니다. " "....................." 잠시동안의 침묵. "우리 ** 지금 이 세상..
2020.07.07 -
사람을 대하는 일(對面業務)
코로나 19로 한달이나 늦춰진 출근이었다. 방문자들의 체온체크와 방문일지 작성하는일을 안내하는 일이었다. 본래 지원했던 업무가 아닌 코로나19로 대체된 파견근무였다. 여섯시간 근무다. 대면업무라 매일 긴장하면서 근무를 했었다. 37.2도가 넘는 방문자와 대면후엔 나도 모르게 손소독제를 찾게 되고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씻기도 했었다. 퇴근후에 인후통이 쪼끔이라도 느껴질라치면 혹시 내가 코로나...? 라고 겁을 내기도 했다. 4월20일부터는 신청 현장접수일을 시작했다. 현장신청이 시작되고 지난주까지는 오전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 목이 마르고 화장실이 급해도 대기자 수를 보면 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이런 생활이 좋다. 몸은 고단하지만 생활패턴이 규칙적이 되었다. 신경쓰이는 ..
2020.05.16 -
코로나 19와 감기
며칠전(3/5)까지도 안산시는 코로나 19 확진자가 '0'명이었다. 잠재된 코로나 전파자가 있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드러난 확진자는 없었다. 작은아이의 부천, 남양주 친구들이 안산은 청정지역이라면서 안산으로 놀러와야겠다는 우스갯 말까지 했다. 어제 그제 안산시청에서 발송한 ..
20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