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세상(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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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
8일동안 입원했다 퇴원한 남편, 퇴원하던 날에도 술에 취해 들어왔다. 이틀 뒤, 여전히 취해 들어온 남편, 오른쪽 팔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두려움에 가득찬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취한 눈동자는 풀려 있었고 중년의 남자가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날 올려다 봤었다. 마음의 동요가 전혀 일지 않았던 나...... 어쩌라고? 표정으로 남편을 내려다 보기만 했다. 정형외과, 뇌졸중, 뇌출혈 전문 병원에서의 MRI검사 및, 신경 검사, 경동맥 검사까지 했다. 목 디스크 4,5번이 터지고, 허리 디스크 협착도 심해서 빠른 시일내로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경동맥은 깨끗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는 작년보다 떨어졌단다. 하루 입원해서 이런 저런 검사를 한 남편, 퇴원한 날, 또 술을 마시고 새벽에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
2022.10.03 -
착한 것과 바보 같은 것
박완서 작가 단편소설집을 읽었다. 그 중이라는 작품. 살수록 느끼는 거지만, 착한 것과 바보 같은 것의 경계가 애매하다는 거다 착한 사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새상엔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세상 이치를 알고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선량한 마음을 간직할 줄 아는 사람과, 진짜로 아무 것도 몰라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이용 당하는 줄도 모르는 사람의 차이 정도로만 알고 있다. 착하고 욕심 없는 주인공 부부가 답답하게 느끼지다가, 나중엔 짜증이 났다. 언제부터인가 착하기만 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용 당하는 사람을 보면 착하다는 생각보다는 화나고 짜증이 났다. 아주 가끔씩 나에게 그런 어리석은 착함을 발견 할 때는 스스로를 부셔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물론 소설속 배경이 1977년이고, 가진 거 하나..
2022.09.27 -
50대의 고민
20대엔 연애시절과 달라진 남편이 고민이었다. 30대엔 남편과 더불어 그 뒤에 버티고 있는 시어머님이 추가되었다. 40대엔 이에 더불어 자식들의 학교 생활과 진로, 성적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부각되었다. 50대에 접어 들어서부터는 이전의 고민거리들은 존재했지만 영향력이 미미해졌고, 대신 친정 가족들을 비롯한 양가 부모님들의 건강 악화로 부양 문제가 큰 고민이 되었다. 친구들 중 몇 명이 요즘 친정 부모님 부양문제로 고민 하고 있다. 병원 방문을 비롯해, 병원비에 대한 부담과 그로 인한 형제들간의 갈등. 사는 지역이 다르고, 넉넉지 않는 형편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모님 수발에 관한 문제는 핑계가 아니라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마음이 없어서 그런다는 말, 그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다. 노후를 준..
2022.08.10 -
도박과 투자의 차이
주식을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주식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그 흔한 고스톱 게임도 해 본 적이 몇 번 없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일단 성격적으로 세속의 잣대로 비도덕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에 흥미를 가져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주식이라는 것을 시작해서 현재는 마이너스 계좌를 보유한 동학개미중의 한 명이 되었다. 대박을 바라는 사람들이 하는 게 주식인 줄 알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100만원으로 시작했고, 유튜브 방송이나, 도서관에 근무 할 때 주식 관련 책들도 읽어봤다. 그런다고 내가 제대로 주식 공부를 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저 흉내만 냈을 뿐이었다. 이전까지는 계약직 취업이 되면 바로 1년짜리 은행 적금계좌를 개설 하는 게 재테크의 ..
2022.08.02 -
체중계와 BTS
체중계 숫자가 오전에는 49.1키로, 오후에는 49.3키로였다. 장염으로 입원했다 퇴원하는 날엔 50.3키로였다. 나이가 오십줄에 들어서면서 내 체중도 오십 키로그램을 넘었다. 뱃살만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8일간의 입원과 코로나 확진으로 다시 40키로대로 내려 앉았다. 확진되고 오늘로 5일차에 접어든 나,아직까지도 별다른 증상은 없다. 확진되고 6일차에 접어든 큰 딸, 열과 두통에서 심한 인후염에서 입천정이 헐더니 어제부터는 가래가 잔뜩 낀 잔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김밥은 먹고 싶단다. 마스크 끼고 비닐 장갑끼고 김밥을 말았다. 큰 딸, 여전히 말랐다. 한 달전쯤에 녹용 한 달치 지어서 먹였다. 여고 친구를 통해 지었다. 살집이 늘기는 커녕 이번 코로나 확진으로 체중 늘리기는 실패할 듯 싶다. 마..
2022.07.28 -
코로나 확진자가 되다
7월 19일 화요일 오후 4시40분즘에 퇴원을 했다. 다음 날 수요일 오전에 병원에 들러 채변통을 제출하고 담당의사에게 주의사항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반찬거리들을 구입했다. 입원 하기전,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와, PCR검사에서도 판정을 받았고 퇴원할 때까지 의료인을 제외한 사람과는 접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7월 21일 목요일부터 큰 아이가 목이 좀 아프다고 했다. 집에 있는 목감기약을 두 번 복용했다. 7월 22일 금요일 오전에 인근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을 때이 나와 링겔을 맞고 약 처방 받아왔다. 링겔을 맞아서인지 괜찮은 것 같다고 하더니, 다음 날 토요일 아침부터 열이 나고 오한과 두통을 호소했다. 체온계에서 38도 39도까지 올라갔다. 남편 차로 내가 입원..
2022.07.25 -
병원에서 휴가를 보내다
최종 병명은 이었다. 살모넬라균이 발견되어 8일간 입원기간 중에 6일동안을 격리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첨엔 냉방병이나 가벼운 장염인줄 알았다. 이틀 동안 물만 마시고 병원을 찾았다. 더 빨리 병원을 가고 싶었지만, 몸을 추스리고 1층까지 걸어 내려갈 기운도 없었다. 네 번의 설사... 나중엔 물만 마셔도 배가 아팠다. 복통이 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심하다고 생각은 못했다. 요즘은 장염증상이 있으면 열이 없어도 무조건 병원앞에서 신속항원 감사를 하고 결과가 '음성'이 나와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코로나 검사후 20분 뒤에 결과가 나왔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의사와 비대면 진료를 본 후에 외래 진료를 볼 수 있었다. 피검사가 결과에서 염증 수치가 정상치(0.5)의 10배가 넘게 나와서 입원을 하자고..
2022.07.22 -
여느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
낡고 오래된 4층짜리 빌라, 4층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내후년 2월엔 경기도 양주소재, 새로 분양 받은 30평짜리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 때까지 중도금 대출을 5회에 걸쳐 받게 될 것이고, 그 중에서 다음 달에 3회차 대출을 받게 된다. 지난 달엔 작은아이 불입기간이 끝난 만기 보험료 해약금을 보태서 생활비로 사용하였다. 코로나 여파로 최근 15개월 동안 남편의 급여는 20%가 삭감이 되어 마이너스 대출 통장은 한도가 다 찼고, 나머지는 주식투자 수익금과, 적금 한 개를 중도해지해서 생활비에 보탰다. 두 아이 이름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매일 종이 가계부를 작성하던것을 재작년부터는 엑셀로 더 세분하여 작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소소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철저한 ..
2022.06.30 -
사람이 그리운 노년기
엊그제, 예전에 일을 같이 했던 분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한 분은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여 건강과 안부를 체크하는 계약직으로, 한 분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코로나 피해보상금 지급 업무를 4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분들이다.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는 일을 하는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정엄마가 떠올랐다. 자식에게 서운한 마음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하는 노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된다. 10분이라도 더 있다 가라면서 붙잡는 독거노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정한 딸인 적이 거의 없었다. 혼자 되시고 6개월 동안만 매일 안부전화를 챙겼다. 그마저도 귀찮아하면서부터는 사나흘에 한 번, 어쩔 때는 1주일에 한 번 하는게 고작이다. 지금은 엄마가 전화를 하셔도 퉁 하니 불량한 자세로 받..
2022.06.23 -
전업주부로 지내는 것
쉰 세살 된 아줌마가 이력서를 제출 할 수 있는곳은 정해져 있었다. 청소미화일도 면접에서 불합격할 외모를 가진 나로서는 예전에 해봤던 일만 하고 싶어했다. 재작년, 모계약직 면접에서 부실해 보이는 체형때문에 면접관으로부터 받은 질문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당시 그 면접관은 내 이력서를 참고로 공공 도서관에서 편하게 도서대출 반납이나 정리등 허드렛일만 했다고 생각해서 그런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3월달에 잠깐 했던 학교 방역 면접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내게 지병이 있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으시겠냐는 질문을 했던 면접관도 있었다. 집에서 실업자로 지낸지 벌써 7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이력서를 12번 정도 제출했었고, 그나마 면접이라도 볼 수 있었던 곳도 딱 한 곳뿐이었다. 현재 집에서 한가로운..
2022.06.17 -
새벽밥
새벽4시에 아침밥상을 차린다. 남편과 식탁의자에 마주앉아 이른 아침을 먹는다. 30분 뒤에 현관에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한다. 쇼파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다 설거지를 한다. 뻑뻑한 눈에 인공눈물을 넣고 책을 폈다 바로 덮는다. 이른 시간이라 청소기는 못돌리고, 창문을 열고 빗자루로 거실과 안방을 빗자루질을 한다. 5월 10일 화요일.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한다.
2022.05.10 -
코로나 2년 2개월
코로나 19시국을 선포한지 2년 2개월이 지나고 있다. 화이자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지 한 달이 되어간다. 도서관 근무를 계약만료로 그만둔지도 4개월이 되어간다. 그 동안 열 한 번정도 여기저기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이번엔 서류전형에서 불합격을 했다. 공공기관 일자리를 비롯해, 선거관련 일자리에도 지원해봤지만 불합격이었다. 갱년기로 인한 우울함이 심해지지는 않았지만 몸의 변화는 많아졌다. 요즘 들어서는 양쪽 어깨쪽의 뻐근함과 통증이 심해졌다. 책을 읽는 것도 힘들다. 눈의 건조함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의 내용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머리숱은 적어지고 피부는 건조해지고, 체중은 똑같은데 배는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불면증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고, 아침이면 손과 발가락들이 씨큰거리기도 한다. 남편의 술자..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