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남편이 훨씬 훨씬 더 많이 나를 좋아했었다. 그런 남편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생활 내내 내 속을 있는대로 썪힌 나날이 거급될 수록 나는 더 남편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마음으로 그랬다. 처음엔 정말로 그랬다. 내가 선택한 남자니..
중학교 2학년인 딸이 도덕숙제를 2시간 넘게 붙들고 있었다. 숙제 내용은, " 내 나이 마흔 살이 되었을 때 어느 날 일기 쓰기" 였다. 자신의 꿈과 관련해서 자신이 마흔 살이 되어 있는 어느 날의 일기를 써오라는 숙제였다.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인 내 속이 수 십번 터질만큼, 보미는 이 글..
학교에서 돌아온 작은 딸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린다. "엄마~~~" 하고 목소리로 나를 부르고, 나는 얼른 달려가서 안아주고 뽀뽀를 해준다. "에구, 우리 딸 왔어?" 라고 말해준다. 13살이지만 작은아이는 아직도 내겐 아기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작은 딸에게만은 팔푼이 엄..
자다가 깨서 새벽 2시에 베란다로 나갔다. 구석지에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들이 보인다. 재활용쓰레기를 버린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쌓여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재활용쓰레기들을 분리를 해서 정리를 해 본다. 프라스틱은 프라스틱끼리, 참치캔이나 스팸캔등 캔종류는 캔..
학창시절, 공부를 잘 했던 친구들, 대부분은 학교 선생님이 됐거나 학원 선생님이 되었다. 학창시절, 학생부장선생님이 주시했던 친구들(문제아 혹은 날라리라 불리던) 대부분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누리는 사모님이 되어 있다. 전교1,2등을 했던 친구들의 자식들은 대부분이 학교성적..
어린 시절, 할머니나 엄마가 밥상을 차려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나의 새 옷을 사 주고, 학교 수업에 필요한 학용품을 사주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입혀주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사랑해주고, 보살펴 주는 모든 것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부당하고 억울한 시집살이를 하는 친구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왜, 그렇게 사냐고, 시어머니의 그런 억지스러움의 부당함을 왜 참고만 사냐고, 조근조근 말을 해서, 너의 솔직한 마음을 말씀드리거나, 편지로라도 니 마음을 전해서 말도 안되는 시어머님의 요구를 들어주지 말고, 너와 아..
경찰서에 다녀왔습니다. 사건 정황들과 범인 검거 추적 과정의 대한 담당형사의 설명만 듣고 왔습니다. 시끄러운 언성이 오가는 풍경도 연출 하지 않았고, 가해자 가족을 보고 잡아 뜯는 일 따위도 없었습니다. 가해자의 대한 신상정보는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 가족들 누구도 볼 수 없..
가끔씩은, 미리 글을 써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요일날 올린 글도 며칠 전에 예약을 해놓은 거였고 월요일 글도 지난 주에 예약을 해놓은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지금 생활하고는 다른 글이 올라가기도 합니다. 토요일 오전에 제 작은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
어렸을 때 우리집은, 가난했다. 그런데 자라면서는 우리집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생각은 안하고 자랐던 것 같다. 어른이 되고나서야 생각해보니 나의 어린 시절은 정말로 가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학교 선생님이 우리집에 가정방문을 하던 여고2학년때는 초가집과 할머니랑..
남편이 입원해 있는 동안(12일) 이틀에 한 번꼴로 남편을 보러 갔다. 2시간 30분 넘게 걸리는 시간동안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면서 남편에게 다녀왔다. 내가 가고 싶어서 갔으며, 병원에 있는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는 심정으로 다녀왔었다. (아프면 더 외롭단걸 알기에....) 그리고 남편이 보..
특정한 직장생활을 할 때, 대부분의 직원들과는 잘 지내는데 어느 한 사람하고만 관계가 좋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그 사람을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대하진 않았나...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 된걸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불편한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