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까지 무지하게 열심히 읽어대던 소설속에서의 여 주인공들은 대부분이 지적이고 차분하며 평소에 말이 없고 분위기가 있는 참 신중한 성격을 지닌 여인네들이었다. 수다스럽고 경솔하고 결혼 이후 남편에게 유독 집착하던 여자주인공은 거의 없었다. 그녀들은 자기 세계에 빠져 있었고 그런 ..
출근하면서 볼에 뽀뽀하는 남편의 모습이 언제부터 어색해졌는지를 기억해 본다. "다녀올께! " 라고 말하며 현관문 손잡이를 잡는 남편이 뒤돌아서서 입을 내미는 날이 있다. "잘 다녀와요, 운전 제발 좀 얌전하게 하고.." 라는 마지막 잔소리를 해대면서 억지스럽게 한쪽 볼을 내밀면서, 남편에게 인심..
주변인들에게 본인이 젤로 무서워 하는 사람은, 내 마누라라고 말하는 남편이다. 그럼에도 그리 떠드는 남자의 마누라인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치 않는 것 같다. 마누라 말을 개똥으로 아는지, 바른 소리 해주면, 흠냐.. 어느집 개가 짖냐 모드로 변한다. 내가 개띠이기는 하지만, 이건 내가 뭔 소리..
하루에 설거지를 최소한 3번 이상은 하는 것은 여느 가정집과 다르지 않다. 지어진지 오래 되기도 했거니와, 처음 지워졌을 때부터 그랬는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워낙에 수압이 약해서 설거지를 하기 위해 수돗물을 틀면, 세탁기 돌아가는 것도 꺼야 하고, 욕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도도 잠궈..
남편과 비슷한 업종에 있는 지인중에 이혼을 한 사람들이 있다. 이혼이라는 것을 했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내, 남편 둘 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들 한다. 허나, 나는 아직도 이혼한 부부인 경우 남자쪽의 잘못이 훨씬 크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특히 남편처럼 술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이 이혼했..
결혼한지 이제 14년, 결코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일 수도 있다. 힘든 일을 겪었으면 얼마나 겪었을 것이며, 우리 가족 사지 육신 멀쩡하고, 몸을 뉘일 수 있는 22평의 내 명의로 되어 있는 아파트 한 채도 있으니, 불행하다고도 할 수 없다.(빚은 좀 많이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예전 지난 시간속..
세상에서 나를 제일로 사랑해주신 분, 아무리 고퍅하고 못되게 굴어도 한 없이 이뻐라 해주신 내 할머니! 돌아가신지가 벌써 7년? 8년인가가 흘렀고, 장례식에 다녀오고 나서는 할머니가 모셔져 있는 묘지(?)를 찾아 간 적이 딱 한번뿐이었나보다. 해마다 최소한 3,4번은 찾아가는 시아버님이 모셔져 있..
같은 분량의 일을 해도 내 집이 아닌 시집에서 일을 하면 몸이 훨씬 고되게 느껴진다. 불고기를 6근 정도를 재우고, 식혜만 준비해서 시집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추석 전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나물을 무치시는 어머님 옆에서 서성거렸다. 아침상을 물리고 나서 설거지를 마친 나는 ..
어김 없이 찾아 오는 추석 명절, 어김 없이 준비하는 명절 음식들과 흰색 봉투, 1년에 두 번 뿐인 명절이니, 부모님에게 드리는 용돈,넉넉하게 넣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올 추석에 시어머님에게 드릴 봉투에 10만원을 넣을지, 15만원을 넣을지 고민한다. 봉투를 며느리인 내가 드리던 것을 이번에는 남편..
7월 25일자의 글에 내가 젤로 좋아하는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쓴 적이 있었다. 나쁜 예감은 왜 그리도 잘 맞는지 친구에게는 정말로 힘든 일이 있었다. 그저께, 그 친구와 거의 6개월만에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 여전히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던 친구의 핸드폰, 문자는 그 동안에도 번..
집 근처 삼겹살집에 가서 고기를 3인분 시켜서 먹었다. 볏짚 삼겹살이라는데 늘 2인분의 양으로도 충분 했던 소식가인 우리집 두 딸들이 이 날은 3인분의 삼겹살을 먹고도 도시락 밥까지 따로 시켜서 먹었다. 세상에서 젤로 이쁜 모습이 나는 두 딸들이 밥을 많이 먹는 모습이다. 잘 먹는 모습을 보면 ..
집에 있는 휴지통이 가득 차서 버릴 때가 되었다. 2,3일에 한번 정도는 휴지통을 비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보름에 한번 정도는 수세미질을 해서 깨끗이 닦아 놓기도 한다. 그리곤 물기가 마를 때까지 엎어 놓기도 한다. 그리고 물기가 마르면 다시금, 쓰레기들이 가득 찰 때까지, 휴지통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