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교촌치킨을 아이들의 간식으로 만들었다. 엄마 요리솜씨를 미덥잖아하는 큰 딸이, 맛있다고 좋아라 했다. 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치킨맛이 생각나서 입맛을 다셨다고 했다. 요즘 여고밴드에 가입을 해서 이래저래 친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 친구중에 한 명이 치킨레시..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상위권을 유지하던 아들이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딸 못지 않게 살갑고 애교도 많던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이 툭~ 하면 화를 내는 퉁명스러운 아들로 변했다. 성적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방문을 걸어 잠구고 스마트폰으로 여자친구랑 카톡질만 해댄다. 착하고 ..
6월 24일 검사한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를 , 7월 4일날 전화로 통보 받았다. 깨끗하게 나왔으니 앞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만 받으면 된다고 했다. 수화기를 든 채 감사하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지금 의사가 자궁경부원추절제 수술을 한 것도 아니었고, 약을 처방해준 ..
중3 딸이 일요일날 밤에 변태(성도착증환자)와 마주치는 경험을 했다. 기말고사 공부를 한다고 친구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밤10시즘에 아파트 단지를 걸어오던 중,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딸과 친구를 앞질러 급하게 걸어가더란다. 안경을 끼지 않으면 거리가 조금..
놈 놈 놈 허기를 술로 채우고 흐느적거리며 들어온다. 뽕 맞은 충혈된 눈으로 변기통을 부여잡고 웩웩거린다. 육두문자가 귓속을 가득 채우고 상소리를 내지르기도 한다. 푸푸 코고는 소리와 알콜 냄새로 집 안을 채우는 한심한 놈.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 우리집 하숙생이다. 혀 꼬..
감자 3개를 생즙을 내서 마셨다. 만성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에 좋다고 해서 갈아서 마셨다. 남편은 안 주고 나만 마셨다. 거르지 않던 챙겨주던 양파즙도 요즘은 안 주고 있다. 아침마다 싸 주던 김밥도 안 챙겨주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미역국에 감자 조림, 멸치, 김치가 전부인 아침상을 ..
톨게이트 수납사원 일을 그만 둔지 4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전국의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마다 내가 근무 하던 수납사원때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결혼10년차에 처음 갖게 된 직업이 고속도로의 수납사원이라는 3교대 직업이었다. 퇴계원에서 일산까지의 민자고속도로의 개통(2006..
스물 서너살 때 이 책을 읽다가 말았다. 내겐 너무 익숙하고 친근했던 전라도 사투리가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당시에는 민족주의나 현대사를 다루는 작품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흥미 위주로 읽었던 것 같다. 작가 조정래에 대해서도 1학기 12주차에 강의를 들었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
"톨게이트의 그녀들을 아십니까?" 라는 제목으로 수필을 써서 수필동아리에서 합평을 들었다. 소재가 신선하고 이색적이고 재미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작품 하나에 다 쓰다보니 글이 산만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일기체나 수기형식이라 수필이라기보다는 르포형..
문예창작학과 1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났다. 세 과목은 과제물 제출로 기말고사를 대체했는데, 한 과목은 기말고사를 봐야했다. 기말고사 유형은 서술형 두 문항으로 출제할 거라는 공지사항을 지난 달에 읽었다. 어떤 형식으로 기말고사가 치뤄지는지 연습도 했었는데 어제 본 기말시..
달팽이가 사는 법 오 봉 옥 나도 한때는 눈물 많은 짐승이었다. 이슬 한 방울도 누군가의 눈물인 것 같아 쉬이 햝지 못했다. 하지만 난 햇살이 떠오르면 숨어야만 하는 존재로 태어났다. 어둠 속에 갇혀 홀로 세상을 그려야 하고, 때론 고개를 파묻고 깊숙이 울어야만 한다.전생에 무슨..
아주 간단한 수술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남편과 시누들, 시어머님에게도 그리 말했다. 수술은 10분만에 끝이 났는데 지혈 때문에 30분 넘게 시간이 걸렸다. 점심을 못 먹었다는 남편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지혈때문에 가슴 언저리를 압박하는 간호사의 손길때문에, 갈비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