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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계와 BTS
체중계 숫자가 오전에는 49.1키로, 오후에는 49.3키로였다. 장염으로 입원했다 퇴원하는 날엔 50.3키로였다. 나이가 오십줄에 들어서면서 내 체중도 오십 키로그램을 넘었다. 뱃살만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8일간의 입원과 코로나 확진으로 다시 40키로대로 내려 앉았다. 확진되고 오늘로 5일차에 접어든 나,아직까지도 별다른 증상은 없다. 확진되고 6일차에 접어든 큰 딸, 열과 두통에서 심한 인후염에서 입천정이 헐더니 어제부터는 가래가 잔뜩 낀 잔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김밥은 먹고 싶단다. 마스크 끼고 비닐 장갑끼고 김밥을 말았다. 큰 딸, 여전히 말랐다. 한 달전쯤에 녹용 한 달치 지어서 먹였다. 여고 친구를 통해 지었다. 살집이 늘기는 커녕 이번 코로나 확진으로 체중 늘리기는 실패할 듯 싶다. 마..
2022.07.28 -
코로나 확진자가 되다
7월 19일 화요일 오후 4시40분즘에 퇴원을 했다. 다음 날 수요일 오전에 병원에 들러 채변통을 제출하고 담당의사에게 주의사항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반찬거리들을 구입했다. 입원 하기전, 코로나 신속항원 검사와, PCR검사에서도 판정을 받았고 퇴원할 때까지 의료인을 제외한 사람과는 접촉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7월 21일 목요일부터 큰 아이가 목이 좀 아프다고 했다. 집에 있는 목감기약을 두 번 복용했다. 7월 22일 금요일 오전에 인근 병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을 때이 나와 링겔을 맞고 약 처방 받아왔다. 링겔을 맞아서인지 괜찮은 것 같다고 하더니, 다음 날 토요일 아침부터 열이 나고 오한과 두통을 호소했다. 체온계에서 38도 39도까지 올라갔다. 남편 차로 내가 입원..
2022.07.25 -
병원에서 휴가를 보내다
최종 병명은 이었다. 살모넬라균이 발견되어 8일간 입원기간 중에 6일동안을 격리병동에 입원해 있었다. 첨엔 냉방병이나 가벼운 장염인줄 알았다. 이틀 동안 물만 마시고 병원을 찾았다. 더 빨리 병원을 가고 싶었지만, 몸을 추스리고 1층까지 걸어 내려갈 기운도 없었다. 네 번의 설사... 나중엔 물만 마셔도 배가 아팠다. 복통이 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심하다고 생각은 못했다. 요즘은 장염증상이 있으면 열이 없어도 무조건 병원앞에서 신속항원 감사를 하고 결과가 '음성'이 나와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코로나 검사후 20분 뒤에 결과가 나왔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의사와 비대면 진료를 본 후에 외래 진료를 볼 수 있었다. 피검사가 결과에서 염증 수치가 정상치(0.5)의 10배가 넘게 나와서 입원을 하자고..
2022.07.22 -
재수 없는 여자가 되고 싶다
여자는 살면서 한 번은 재수 없는 년이 된다. 중학교 때 선생님의 질문에 멋지게 대답했을 때 내 뒷자리 남자애가 비웃으며 말했다. "씨X, 재수 없게 나대네." 나는 튀지 않으려, 잘난 척 하지 않으려, 사람들과 둥글게 잘 지내려고 나름 노력했다. 그러나 함정이 너무 많았다. 여자는 공부를 잘해서, 공부를 못해서, 예뻐서, 못생겨서, 너무 여성스러워서, 여성스럽지 못해서자기 생각을 말해서,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아서 재수 없다고 욕을 먹었다. 욕먹지 않고 갈 수 있는 길은 좁고 위태로워 나는 자주 나를 검열해야 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그 이상한 기준을 만든 세상과 싸우는 대신 나는 그 길 밖의 여자들을 욕하는 걸 택하기로 했다. " 저 썅년은 뭔데 저렇게 나대지?" 에는 내가 하고 싶었지만 삼켰던 말..
2022.07.05 -
여느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
낡고 오래된 4층짜리 빌라, 4층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내후년 2월엔 경기도 양주소재, 새로 분양 받은 30평짜리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그 때까지 중도금 대출을 5회에 걸쳐 받게 될 것이고, 그 중에서 다음 달에 3회차 대출을 받게 된다. 지난 달엔 작은아이 불입기간이 끝난 만기 보험료 해약금을 보태서 생활비로 사용하였다. 코로나 여파로 최근 15개월 동안 남편의 급여는 20%가 삭감이 되어 마이너스 대출 통장은 한도가 다 찼고, 나머지는 주식투자 수익금과, 적금 한 개를 중도해지해서 생활비에 보탰다. 두 아이 이름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매일 종이 가계부를 작성하던것을 재작년부터는 엑셀로 더 세분하여 작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소소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철저한 ..
2022.06.30 -
프랑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전을 다녀오다
문화생활이 일상이 된 친구 덕분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사진전에 다녀왔다. 근래 들어 외출이 잦아진 나를 보고, 두 딸들이 한마디씩 했다. "엄마가 웬일이야? " 라고 ~~ 세상의 지각에 변동하던 중심심에 항상 그가 있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를 세계의 눈이라고 부른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에 붙힌 설명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개를 밝혔다. "제발 부탁한건데 사진이 스스로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면 합니다. 그저 책상에 앉아서 보지도 않는 사실을 본 것처럼 첨삭하는일이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 사진전 관람을 위한 해설 안내방송에서 발췌- 1994년 86세의 카르티에 브레송은 한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선생의 안경선과, 선생 뒤편에 놓인 탁자선에 저절로 ..
2022.06.29 -
사람이 그리운 노년기
엊그제, 예전에 일을 같이 했던 분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한 분은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여 건강과 안부를 체크하는 계약직으로, 한 분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코로나 피해보상금 지급 업무를 4개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분들이다. 독거노인가구를 방문하는 일을 하는 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정엄마가 떠올랐다. 자식에게 서운한 마음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하는 노인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된다. 10분이라도 더 있다 가라면서 붙잡는 독거노인의 마음이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나는 다정한 딸인 적이 거의 없었다. 혼자 되시고 6개월 동안만 매일 안부전화를 챙겼다. 그마저도 귀찮아하면서부터는 사나흘에 한 번, 어쩔 때는 1주일에 한 번 하는게 고작이다. 지금은 엄마가 전화를 하셔도 퉁 하니 불량한 자세로 받..
2022.06.23 -
<서울책보고>를 다녀오다
토요일 정오 무렵에 서울에서 여고 친구 두명을 만났다.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잠실나루역에 있는 에서였다. 뜨거운 여름의 열기가 살짝 느껴지는 6월 중순의 어느 토요일이었다. 근무가 아닌 책을 읽거나 구입하기 위해 책방이나 도서관을 방문할 때는 설레임을 느낀다. 근래 들어서는 독서를 즐겨하지도 않는데도 그런다. 헌 책방 같기도 하고, 조용한 북카페 같은 분위기가 나는 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중고서적 두 권을 구입하고 30분 정도 그 곳에서 책을 읽다가 두 친구와 함께 그 곳을 나왔다. 잠실길을 두 친구와 함께 걸었다. 이제는 가끔 가는 서울이라서 그런지 서울은 공기부터가 다르게 느껴진다. 경기도 촌년이 서울 나들이 온 느낌이다. 오래된 친구들은 편해서 좋다. 긴장하지 않아서 좋고, 설부른 실수를 하더라..
2022.06.20 -
전업주부로 지내는 것
쉰 세살 된 아줌마가 이력서를 제출 할 수 있는곳은 정해져 있었다. 청소미화일도 면접에서 불합격할 외모를 가진 나로서는 예전에 해봤던 일만 하고 싶어했다. 재작년, 모계약직 면접에서 부실해 보이는 체형때문에 면접관으로부터 받은 질문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당시 그 면접관은 내 이력서를 참고로 공공 도서관에서 편하게 도서대출 반납이나 정리등 허드렛일만 했다고 생각해서 그런 질문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3월달에 잠깐 했던 학교 방역 면접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내게 지병이 있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으시겠냐는 질문을 했던 면접관도 있었다. 집에서 실업자로 지낸지 벌써 7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이력서를 12번 정도 제출했었고, 그나마 면접이라도 볼 수 있었던 곳도 딱 한 곳뿐이었다. 현재 집에서 한가로운..
2022.06.17 -
새벽밥
새벽4시에 아침밥상을 차린다. 남편과 식탁의자에 마주앉아 이른 아침을 먹는다. 30분 뒤에 현관에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한다. 쇼파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다 설거지를 한다. 뻑뻑한 눈에 인공눈물을 넣고 책을 폈다 바로 덮는다. 이른 시간이라 청소기는 못돌리고, 창문을 열고 빗자루로 거실과 안방을 빗자루질을 한다. 5월 10일 화요일. 오늘 하루도 이렇게 시작한다.
2022.05.10 -
코로나 2년 2개월
코로나 19시국을 선포한지 2년 2개월이 지나고 있다. 화이자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지 한 달이 되어간다. 도서관 근무를 계약만료로 그만둔지도 4개월이 되어간다. 그 동안 열 한 번정도 여기저기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이번엔 서류전형에서 불합격을 했다. 공공기관 일자리를 비롯해, 선거관련 일자리에도 지원해봤지만 불합격이었다. 갱년기로 인한 우울함이 심해지지는 않았지만 몸의 변화는 많아졌다. 요즘 들어서는 양쪽 어깨쪽의 뻐근함과 통증이 심해졌다. 책을 읽는 것도 힘들다. 눈의 건조함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의 내용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머리숱은 적어지고 피부는 건조해지고, 체중은 똑같은데 배는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불면증에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고, 아침이면 손과 발가락들이 씨큰거리기도 한다. 남편의 술자..
2022.02.18 -
계약만료와 청약당첨
도서관 근무도 다음달이면 계약만료다. 단조로운 업무였지만 예전에 했던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라 잘할수 있었다. 하루 5시간 근무였음에도 몸은 피곤했고 체중은 또 줄었다. 코로나라는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일상생활의 변화로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하지만 단조로운 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자유에 제한을 받는 이런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지 못한다 주5일 집과 도서관, 그리고 올해 시댁 1회, 친정 3회, 친구 1회 만남으로도 사람과의 만남의 부족함을 못느낀다. 좋은점도 있었다. 남편의 귀가시간이 빨라졌다는거다. 여전히 술은 거의 매일 마시지만 10시 전까지는 집에 들어온다. 갇혀 사는듯한 이런 생활에 답답해하는 남편을 보는 재미가 솔솔할 때도 있다. 덕분에 책들을 예전보다는 더 읽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책..
202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