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40분에 현관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편이 귀가한 것이다. 남편의 뒤로 이른 봄 새벽의 찬기운이 느껴졌다. 실핏줄이 터져서 안과에 다녀온 남편의 눈은 술기운 때문에 더 시뻘개져 있었다. 후추레한 차림새한 남편의 오른손에 약봉지가 들려있었다. 술 깨는 약이었다...
이사를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동생집에서 살았다. 동생이 살던집이 매매가 되는 바람에 동생이 3번째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멀쩡한 자기집을 두고 나 때문에 최근4년동안 동생이 3번이나 이사를 했었다. 이번에도 동생이 이사를 한다고 했다. 정말 이건 아니다 싶어 내가 이사할집을 ..
구정때 지출된 돈의 총합계는 70만원정도였다. 두 아이가 세뱃돈으로 받은 금액은 총 42만원이었다. 큰 아이가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한다고 두 시누가 각각 5만원씩 세뱃돈을 줬고 내 이모님도 10만원이나 챙겨주셨다. 이 모든 기록들을 2014년도 가계부에 다 기록을 해놨다. 둘째 동생이 ..
같은 글을 읽고 느끼는 감상은 개개인이 다를 수 있다. 좋았다, 나빳다, 허술했다, 훌륭했다,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알겠다. 혹은 글쓴이가 말하고 싶어하는 게 뭐였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등등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독자가 글을 읽을 때의 일반적인 자세일 ..
작년 1년동안 32편의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나 혼자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건 성격상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작년에는 서너번 정도, 혼자서 영화를 보기도 했었다. 영화관람은 이 곳 부천으로 이사와서 내가 나에게 준 작은 선물이었고, 설레임이었다. 2014년 새해에 가장 먼저 본 영..
서랍장 정리를 하다 ‘뽕‘들을 발견했다. 밋밋한 절벽가슴이 좀 있어보이고 싶어 브래지어 속에 집어 넣던 속옷의 보정기구(?) 같은 것들이다. 내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것을 한 번 더 확인시켜주던 가슴의 2차성장이 시작되던 중학교 시절에는 이 ’뽕’ 이라는 것이 뭔지를 몰랐다..
새벽 2시, 전화벨이 울린다. 남편의 대리운전 호출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회사에서 지급되는 남편 대리비를 받기 위해 가끔 내가 대리운전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번 대리비를 반찬값에라도 보탤 마음으로 남편의 대리운전을 하러 새벽 외출을 하는 “여보대..
연말인 지난 달에는 술쟁이 남자의 폭음이 빈번했었다. 낼 모레면 오십줄에 접어들게 될 남자도 한 물 간 것 같다. 1,2,3차는 기본이던 과거(?)의 전적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나보다. 술 마신 다음에 숙취로 고생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술에 취해 알딸딸 기분 좋은 시간이 짧아지고 머리가 ..
재작년 여름, 이모부가 돌아가시고 이모는 혼자 되셨다. 살아생전 이모부님은 그 세대분들과 비교해서 자상하고 가정적인 남편이었다. 술, 담배, 친구, 도박 등등 보통 남자들의 문제행동하고는 거리가 먼 분이셨고 평생은 이모님을 많이 아끼고 사랑하셨고, 자신에게 과분한 아내로 생..
여성가족부에서 보낸 우편물 한 통을 받았다. 내가 살고 있는 주소와 같은동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주민 중 성 범죄 선고를 받은 사람의 신상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우편물이었다. 지역주민 중, 아동, 청소년을 둔 세대와, 어린이집,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 학교교과교습학원, 지역아동..
우리집 큰 아이가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다. 며칠 전에 고등학교 원서를 22지망까지 작성해서 제출했다.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영어와 수학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학원으로 옮기고 싶어했다. 잠이 많고 공부를 그닥 열심히 하지 않는 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서 잘 적응할 ..
문창과 공부를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공부를 하고 나서 머릿속만 복잡해졌고, 글쓰는 일을 많이 망설이는 겁쟁이가 됐다. 교수들이나 문학평론가들이 훌륭하다는 글을 읽고 나도 공감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들은 몇 편이 되지 않았다. 그게 나의 문학작품을 보는 수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