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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추석
9/13. 금요일 오후 항암치료 후. 첫째날은 컨디션이 좋았다. 병원 복도를 걸어다닐수도 있었다. 물론 총5분 미만이었지만. 둘째날은 고열 39.3도로 간호사가 소변과 혈액을 빼가고. x레이 기사가 이동식 기계를 입원실까지 끌고와 남편의 등쪽에 x선판 같은걸 대더니 촬영을 해갔다. 해열제나 다른 처방은 하지 않았다. 폐암 환자에게 제일 무서운게 폐렴이라는 말은 들었다. 다행히 열은 내렸고 염증수치나 x레이 촬영에서도 변화는 없었다. 세쨋날은 딸꾹질이 1시간.2시간 이상 멈추지 않아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링겔을 맞았다. 하지만 1시간 정도 딸꾹질이 멈추더니 또 시작되었다. 그렇게 딸꾹질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수 없었다. 네쨋날은 아침에 복용한 딸꾹질 멈추는 약 덕분에 더 이상 딸꾹질은 하지 않았다. 이번에..
2024.09.17 -
암환자의 보호자로
6월부터 허리와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디스크는 남편의 오래된 고질병이었다. 목디스크 진단은 2년전에 받았으나 목이나 어깨통증은 못 느낀다고 했었다. 최근3개월 정도 회사일이 많았다. 새벽에 출근해서 낮에 퇴근 하는날이 많았다. 정형외과에 1주일간 두 번이나 입원했었다 이번에도 허리나 목디스크가 발병했었다고만 생각했었다. 출근 하는날에도 퇴근해서 집근처 정형외과를 다니면서 물리치료도 받았다. 거기다 치과 임플란트 시술까지 받다보니 체중이 5키로 이상 빠졌다. 임플란트 시술중 금주기간 빼고는 여전히 술을 마셨고 주말마다 축구를 하러 나갔다. 7/9일 왼쪽 어깨죽지가 가렵다고 긁어달라고 했다. 그 때라도 검사를 하고 빨리 치료를 시작했다면, 남편에게 병원에 입원해서 종합검사를 해보자는 내 주장을 좀 더 강하..
2024.09.15 -
조강지처
이사하고 두 달동안은 바빴다. 친구들도 다녀갔다.친정 식구들과 시댁 식구들도 다녀갔다.꼼꼼하게 이사 비용을 계획했지만, 늘 그렇듯이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 있었다.그래도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 애를 썼다.이사와서도 건강이 뒷받침 해준다고 생각한 남편은 매일 술독에 빠져 지냈다. 거르지 않고 매일 산책도 했었다. 아파트 단지 주변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주우면서.틈틈히 시청 게시판에 올라온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세 차례의 면접을 봤지만 결과는 이었다.더워지고 나서 산책하는것도 멈췄고 쓰레기 줍는 일도 ㅎ지 않았다.그리고 매일 술을 마시던 남편이 고질병인 허리병으로 병원에 열흘 정도 입원을 했다 퇴원을 했다. 건강에 자신 하던 남편의 체중이 8키로나 줄었다.그 동안 치과..
2024.08.17 -
산책을 하다
이사를 했다. 이제는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된다.경기도 외곽, 분양가가 가장 저렴한 지역이라 생각하고 4년전에 청약을 했던 곳이다.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출을 받아 우리집을 마련하게 되었다. 작년 봄에 취업한 큰 아이는 서울 지역에 원룸을 얻어 자취생활을 하게 되었다.아직도 적응 기간인지 회사에 대한 불만을 가끔씩 토로하지만 그래도 잘 버텨주고 있다.3일 차이로 큰 아이의 독립과 우리집 이사가 함께 실행 되었다. 바빴던 4,5월이었다. 저녁 식사 후 아파트 산책로를 3~40분 정도를 걷는다.유튜브 오디오북 단편소설을 들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걱정과 염려를 잠시 접어두고 고맙고 감사한것들만 생각하자고 다짐한다. 가끔은 산책로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줍기도 한..
2024.05.25 -
오십 오세의 건강 염려증
친구가 감기몸살로 1주일 정도를 고생했다고 한다. 요즘엔 감기로 병원을 찾으면 코로나 검사와 아울러 독감검사까지 병행하기도 한다. 독감에도 A형 독감, B형 독감이 있나보다. 우리집 작은 아이도 지난 달엔 B형 독감으로 며칠 동안 고생을 했다. 오십이라는 나이에 접어 들면서부터 친구들과 대화 주제가 건강으로 바뀐 것 같다.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갑자기 온몸에서 열기가 느껴지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심장이 심하게 빨리 뛰고, 아침에 일어날 때 손가락이 저리기도 하다. 어느 날은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가, 또 어느 날엔 컨디션이 그럭 저럭 괜찮기도 하다. 편두통에 사달리기도하고, 어깨 뻐근함이 심해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심한 피로감으로에 깊은 잠에 ..
2024.01.29 -
사람을 정리하게 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긴 변화 중, 한 가지가 친하게 지내던 친구나 지인들을 한 명씩 정리하게 된다는거다.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끊어내고 있었다.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연락을 끊은 진짜 이유가 너무 유치한 것이라 차마 인정을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불편하고,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분이 묘하게 나빠진다. 그 기분 나쁨을 이제까지는 너그러운척, 가면을 쓰고 웃어 넘기거나 어물쩡 넘겼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순간이 오면 묘한 기분이 들었다. 왜 나는 기분이 나빠도 티를 내지 못하고 너그러운척 그냥 웃어 넘기고 마는거지... 남편에게 하듯이 쏘아 부치지 못하고 두리둥실 대충 넘기려고만 하는거지.... 착한 사람인척 하고 싶어서..
2023.12.14 -
자식 자랑
친구 딸이 연대를 졸업하고 서울 강남 모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중이다. 친구 딸이 스물셋에 임용고시 합격해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한지 2년이 넘었다. 아는 언니의 딸도 경기도 구리시에 모중학교 수학교사로 5년 넘게 재직중이다. 함께 근무하던 분의 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한지 4년만에 1억이 넘는 돈을 저축했다고 한다. 누구네 딸이 1월에 결혼을 하는데 딸의 직업은 교사, 사위 될 사람은 의사란다. 사위집이 워낙 부자인데다가 인격까지 훌륭해서 혼수고 뭐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단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도 난 별 감흥이 없다. 그냥 나랑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고 연예인들 이야기처럼 막연하게 느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른집 살아온 과정과 우리 가족이 살아온 과정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
2023.11.08 -
건강상태
자정이 되어갈 무렵 현관문 번호키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이다. 잠결이라 일어나지 않았다. 주말 아침이었다. 안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서자 술냄새가 진동을 했다. 전날밤에 씻어 놓은 쌀을 전기 밥솥에 앉히고 미역국을 데웠다. 나 혼자 이른 아침을 먹는다. 아침식사가 늦어지면 속이 쓰리고 아프다. 평생을 술 한모금 입에 대지 않고, 커피, 탄산 음료따위등 안 좋은 음식은 피하며 애쓰는 나는 여전히 위가 안 좋다.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하는 남편, 위도 깨끗하고 간도 괜찮단다. 아직도 매일 술을 마시는 남편의 건강은 양호하다. 술 마시고 축구라는 운동을 해서 인가, 아니면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고 살아서인가...... 지난 달 20일즘부터 나도 매일 집앞 개천가 산책로를 1시간 정도 걷는다. 갱년기라서..
2023.11.06 -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집을 나섰다 집앞 개천가 산책로를 가볍게 걸었다. 마른 체형에 저체중인 갱년기 아줌마의 나름대로의 운동법이다. 작심삼일이라고 며칠이나 할런지 모르겠다. 걷기를 하면서 유튜브로 단편소설 한편씩을 오디오북으로 듣는다. 도서관 근무가 계약종료로 마무리 었다. 10월엔 친정엄마가 계신 부천 막내 동생집을 네차례 방문했다. 팔순늬 친정 엄마 병원 진료에 동행하기 위해서였다. 흉부외과(심장) /피부과(피부암)/치과(임플란트)/이비인후과(독감) 전철을 타는 것도 오랫만이라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는 것도 노동으로 느껴졌다. 친정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노년의 모습을 상상해봤다. 신체의 뒷부분 전체가 갑자기 뜨거워지는 열감을 순간순간 느낀다. 어깨 뻐근함과 불면증과 가슴 통증은 시시때때..
2023.11.01 -
싫은소리, 싫은반응
하상욱 시집에서 읽었던 문구다. 나이 먹을수록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내가 한 말에, 상대방이 싫은 반응을 보이면 서운한 마음이 든다. 나는 팔순이 넘은 친정 엄마에게 입바른 소리를 자주 한다. 그럴 때마다 친정 엄마는 니가 날 가르칠라고 하냐고 하시면서 화를 내신다. 20대 딸이 나의 건망증과 쇠퇴해가는 기억력에 대해 핀잔을 줄 때가 종종 있다. 사실이지만 무안함에 부끄럽기도 하지만, 서운하기도 하다. 직장인 5개월차 큰 아이가 가끔 직장상사에 대해 힘든점을 이야기 할 때가 있다. 꼰대 기질에 대해......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의 직장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오래된 친구들과의 관계가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이 먹을수록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해가는 듯한 내..
2023.09.18 -
수습 사원
회사는 서울 내방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파란색 4호선 전철을 타고 올리브색 7호선으로 갈아탄다. 새벽5시 40분즘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차려놓은 아침밥을 먹는다. 7시 20분즘에 집을 나서서 15분 정도 걸어서 전철역에 도착한다. 7시 40분즘에 파란색 4호선 전철을 타고 올리스색 7호선으로 갈아탄다. 몇 개월 전에 다른 회사와 합병을 해서 일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근래 들어 매일 야근이다. 집에 오면 씻고 자기 바쁘다. 적당히 외모를 가꾸고 멋을 부리던 큰 아이, 직장 생활 시작하고 와전 변했다. 큰 아이가 회사에서 세 번을 울었다. 회사 사람들은 너무 좋단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 처음 접하는 용어들과 직무가 어렵기도 하지만 너무 많아 감당하기가 벅차서 힘들다고..
2023.05.27 -
갱년기 이겨내기
"매일 30분씩이라도 꼭 걷자" 출근하는날엔 점심 도시락을 먹고 20분 정도를 걷는다. 쉬는 날엔 현관문을 나서는 것도 귀찮다. "한 달에 열 권의 책을 읽자" 마음은 있는데 맘 먹은대로 안된다. 일단 눈이 침침해서 10분 이상을 책읽기가 힘들다. "건강하고 밝게 웃으면서 살자." 일단 에너지가 부족하다. 영양제도 챙겨 먹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데도. "남편이랑 사이 좋게 지내자." 맨 정신으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다. 술과 사람 만나느랴 바쁜 서방이라서. 갱년기에 일 할수 있어 감사하다. 큰 아이가 취업을 해서 다행이다. 작은 아이가 자격증 공부와 알바를 다시 시작해서 안심이다. 남편이 아직까지 술을 마실수 있는 체력을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해서 걱정이 조금은 덜어진다.
2023.05.16